한국희곡

김태웅 '꽃을 든 남자'

clint 2026. 1. 21. 06:00

 

 

두 남자가 있다. 한 남자는 살기 위해 갖다가 붙이고 한 남자는 죽기 위해 갖다가 붙인다.

그러므로 두 사람은 다 거짓말쟁이다. 두 남자는 의기투합을 한다.

죽으려는 남자(김덕)의 거짓계획에, 살려고 거짓말하는 남자(최봉)가 걸려든 까닭이다.

살려는 남자는 돈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미끼는 돈이다. 남의 무덤을 파헤치려 두 남자는

야밤에 산에 오른다. 한때 중이라고 거짓말하는 남자의 말에 의하면 그가 있던 절에서

금불상을 훔쳐 도망치다가 무덤에다 파묻었다는 것이다. 시가 10억이 넘는 불상을

찾기 위해 두 사람은 무덤을 파헤친다. 덕은 한쪽 다리를 다쳐 무덤은 봉이 파헤친다.

봉은 반신반의하면서 무덤 파는 일에 몰두한다. 덕은 봉의 의심을 그럴듯하게 갖다

붙인 거짓말로 받아친다. 무덤을 파는 와중에 그들은 인공젖꼭지가 물려진 죽은

아이의 해골을 만난다. 덕은 더욱더 살 마음이 없어진다. 그런 마음이 들 즈음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다가오는 소리다. 불빛하나가 무덤가를 스쳐 지나간다.

알 수 없는... 봉은 수색 나오는 군인일지도 모르고 간첩으로 오인되는 날이면

돈이고 뭐고 도루아미타불이라고 말한다. 이제 무덤은 많이 파진 상태다.

덕은 삽을 들고 봉을 위협하며 죽이려고 한다. 봉은 자기를 죽이고 혼자 챙겨

가려고 한다며 덕을 비난한다. 그리고 덕의 위협이 강해지자 봉은 덕이 술김에

잘 때 죽이려고 했다고 말한다. 덕은 자기를 죽이지 못한 봉을 욕하며

무덤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묻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불상이 있다고 한 것은

다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봉은 믿을 수 없다고 도리질 친다. 그리고 올라오다 본

무덤일지도 모른다고 그 곳으로 향한다. 덕은 없다고 소리친다.

그리고 무덤에서 나온 해골을 갖다 주며 그것이 불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불상이라고 부른 것은 해골만도 못한 것이다. 그것은 다 갖다가

붙인 것이라고 말한다. 봉은 자기를 속인 덕을 죽이려고 삽을 높이 든다.

그러나 죽이지 못하는데....

 

 

 

김덕과 사업실패로 노숙자가 된 최봉이 밤중에 무덤속의 국보를 찾는 에피소드이다.

둘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그간 돈없던 설움을 사람들에게 갚아 주겠다고 한다.

그들은 달빛속에서 한바탕 노는 모습을 보이지만 마지막 김덕의 절규는

관객들의 가슴을 강하게 강타하는 대사를 쏟아 낸다. 봄이 되고 꽃들이 피면

그때 자신을 찾아와 놀고 가라고 최봉에게 얘기한다.

인생의 실패자가 된 그들은 세상이 한바탕 놀고 가는 달빛유희처럼 느끼지만

그건 어쩌면 우리들 자신의 삶을 보여 주는 지도 모른다.

가치있는 삶이건 부질없었던 삶이건 한바탕 놀고 가는 세상인 것을 말이다.

 

류태호(최봉), 윤제문(김덕) 출연.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민창작 뮤지컬 '어떤 여행'  (2) 2026.01.22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  (2) 2026.01.21
김지숙 '매미가 운다'  (1) 2026.01.20
신용목 '나비 눈'  (1) 2026.01.20
마당극 '옹고집전'  (1) 202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