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마당극 '옹고집전'

clint 2026. 1. 19. 17:16

 

 

왕십리에 사는 옹고집. 아내는 먼저 저세상으로 갔고 1남 1녀를 뒀다.
아들놈은 옹골이로서 나이는 18세, 집에선 눈섭이라 부르고 딸년은 옹술이로 
섭섭이라 부르며 나이는 16세, 하인으로 천비 소생 마당쇠가 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꽤 있기에 먹고 사는데 지장이 전혀 없는데
구두쇠로 소문이 자자하고, 욕심도 많은 데다가 마누라가 없기에 젊은 처녀를
얻을 궁리중이다. 아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서 장원은 아니더라도 과거시험에
붙어야 된다며 들들 볶는다. 아들은 요즘 사귀는 여친 방울이를 얘기하는데
한번 얼굴을 보고 부친을 만나보겠다는데, 속셈은 자기 후처로 앉힐 궁리다.
그리고 딸 섭섭이도 돈 많은 홀애비에게 뒷돈을 받고 보내려 한다.
그럴 때쯤 무룡이란 스님이 지나다가 들려 옹고집을 보고 시주를 부탁하나
단번에 무시해버리자, 무룡은 옹고집의 장단점을 지적해주는데... 모두 옳은 얘기로
마당쇠가 감탄할 정도이나 옹고집은 내색도 없이 내쫓는다.
얼마 후에 무룡이 옹고집으로 변해 나타나면서 옹고집이 두 명이 된 것이다.
집안 식구들 모두 있는 데서 진짜를 가름하자며 대결하고 판정은 아들, 딸, 그리고 
마당쇠가 맡는데, 진짜 옹고집이 만장일치로 무룡한테 진다. 옹고집은 늘 하던 대로
답하고 무룡은 모두에게 좋은 얘기로 희망을 주기에 옹고집은 가짜로 결정된다.
그러자 옹고집은 관헌에 달려가 사또한테 고발하고 사또 앞에서 진위여부를 가리는
2라운드가 펼쳐지는데 여기서도 무참하게 옹고집은 패하고 옥에 같힌다.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에 이르자, 무룡이 본래의 스님모습으로 돌아와 
옹고집은 풀려나게 되고, 아들딸의 소원을 들어주고 마당쇠에게도 그간 밀린
노임 대가로 자립할 수 있는 땅을 물려준다.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국문 필사본. 원래 판소리 12마당의 하나였다고 하나, 판소리로는 전해지지 않는다.
<옹고집전>은 현재 17개의 이본이 전해지고 있다. 목판본이나 활자본은 발견되지 않고, 김삼불(金三不)이 1950년에 필사본을 대본으로 하여 주석본을 출간한 바 있다. 그때 사용한 필사본은 전하지 않는다. 그 밖에 최래옥본(崔來沃本) · 강전섭본(姜銓爕本) · 단국대학교본이 연구되었고, 그 이후에도 여러 이본이 발견되었다. 시기별로 보면 이 작품은 불도(佛道)의 문제에서 가족 공동체의 문제로, 가족 공동체의 문제에서 악인에 대한 처벌과 교화의 문제로 그 주제와 화소가 점차 변모하는 추이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설화소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냥 온 중을 괄시해서 화를 입게 되었다는 설정은 '장자못 이야기'와 상통하는데, 부자이면서 인색하기만 한 인물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 도승이 도술을 부렸다는 점에서 서로 일치한다. 그리고 가짜가 와서 진짜를 몰아내게 되었다는 줄거리는 쥐를 기른 이야기와 같다. 이 작품에는 널리 알려져 있는 유형인 쥐에게 밥을 주어서 길렀더니 그 쥐가 사람으로 변하여 주인과 싸운 끝에 주인을 몰아냈다는 이야기가 수용되었다. 이처럼 설화를 적극 수용한 것은 판소리계 소설의 일반적 특징과 연결된다. 또한, 옹고집이라는 인물은 놀부와 상통하며, 우리 서사문학사에서 '놀부'와 더불어 악인 인물의 계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심술이 많고 인색한 점에서 이 둘은 공통적인데, 금전적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나타난 인간형으로 볼 수 있다. 조선 후기에 화폐 경제가 발달하면서 오직 부를 추구하는 데만 몰두하여 윤리 도덕이나 인정 같은 것을 온통 저버린 부류가 나타나자, 이에 대한 반감이 작품을 통해서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악한 진짜 옹고집이 착한 가짜 옹고집과 다투다가 쫓겨나 개과천선하여 착한 진짜 옹고집이 되어 돌아오고, 그 결과 가짜 옹고집이 사라지는 과정은 참된 나의 의미를 탐색하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이 옹고집전을 놓고 연극이나 마당극으로 많은 작가가 작품을 조금씩 
가다듬어 옹고집전이란 타이틀로 공연을 하였다. 
이 작품은 윤대성 작가가 마당극으로 재구성했는데, 적은 인원으로 원작의 내용을
거의 맞췄고, 대사가 상당히 현대적인 것이 특색이다. 그래서 쉽게 풀어진
옹고집 전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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