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 지하상가의 신발가게와 그 옆의 쪽방, 그리고 그 앞으로 공간.
이 공간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자는 노숙자들이 있다.
이곳에 제법 오래된 노숙자부터 처음 와서 눈치보는 노숙자도 있다.
곧 분만할 것같은 임산부도 있고, 맹인도 있다.
그 근처에 신발가게를 하는 아줌마는 처음엔 냉정하게 보이지만
그래도 보이지 않게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여기에 새로 온 신 노숙자 남녀도 있는데... 이들은 서로 좋아하는 듯하고,
가정 오래된 노숙남1에게 처인 듯한 여자가 찾아오고, 본인은 모른 척하지만
여자가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결국 시인하고, 쪽방을 빌려 얘기를 하는데...
이때 밖에서는 신 노숙자 남녀의 결혼식이 열리고
방안에서는 여자가 서류를 내민다. 이혼서류와 모든 부채는 남편이 책임진다는
합의서였고... 노숙자1이 묻는다. 그 남자가 요구해?
그와중에 산모가 진통을 하며 아줌마가 나서서 응급조치를 하고 빨리
병원에 연락하라는데 공중전화 걸 돈도 없는 사람이 핸드폰이 있을까.
자기 가게에서 전화를 하는데... 후에 들려온 얘기는
산모도 애도 모두 멀리 떠났단다.

지금 이런 내용을 잘 모르는 젊은 새대들이 많을 것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직후 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역, 지하철 역 등의 노숙자들.
이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실직자이고, 은행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무자들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배경으로 이 작품을 보면 다소 쉽게 다가올 수 있겠다.
하루 밤새 지하도의 노숙자들의 생활을 버라이어티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노숙자들의 상처받은 삶을 내용으로 하는 이 연극은 여느 작품과 다르게 배역에 ‘이름’이
없다. 그냥 여자, 남자, 아줌마, 노숙자 1·2·3 등으로 역할 구분이 돼 있을 뿐이다.
2년 전 우연히 노숙자의 삶을 취재한 뒤 이 작품을 쓴 작가 신용목씨는
“이름 없는 노숙자들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극중 노숙녀는 내 이름은 김수진이라고 외치지만 아무도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이름도 없고, 인간적인 대우도 받지 못하는 노숙자들이지만 그들의 세상에도
사랑은 존재하고 아픔이 있는 사람이다.
곧바로 땅에 떨어지지 않고 나비처럼 팔랑팔랑 가볍게 휘돌아가며 떨어지는 눈을
나비눈이라고 한다. 그 눈은 곧 녹아 없어진다. 분명 존재하나 사라지는 존재,
그들은 가장 소외받고 상처받은 이들로 연극 나비눈에서 이 노숙자들인 주인공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 직원들의 창의력 계발과 소통 활성화를 위해,
주니어 보드와 각종 경영개선 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하였다.
2007년 1월, 예술진흥실을 중심으로 만든 연극 <나비눈>은 전문 예술가가 아닌
순수한 예술행정 집단인 예술위원회 사무처 직원이 직접 대본을 쓰고
배우로 출연하여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예술위원회 전환의 의미를 예술계에 잘 알린 신선한 기획이었다.
이 연극의 전체 출연진은 사무처 임직원들로 구성되었으며
연극연출가협회장 출신의 심재찬 사무처장이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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