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여름, 극작가 영주는 일본 극단의 작업을 돕기 위해 오사카에 방문한다.
그곳에서 재일동포 지숙을 만난 영주는 순탄하게 타지 생활에 적응해간다.
번역 일을 위해 지숙의 도움을 받기로 한 영주.
지숙이 하숙하는 잡화점에 방문하는데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것은
김일성, 김정일 사진. 영주는 곧바로 얼어붙고 만다.
'혹시 이들은 간첩?‘ 만세상회 사람들을 간첩으로 오해한 영주는 자신을 북한으로
보내지 말아 달라며 애원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조선사람이며 해방 직후 일본으로
건너 온 조선인 1세의 후손들이라 설명한다. 영주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조선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조선학교를 세우며 다방면으로 노력했던
1세대와 우익 세력의 탄압 등으로 인해 일본학교에 다닐 수밖에 없게 된 2세, 3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를 극본으로 쓰기로 결심한다.
일본인은 너희 고향인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손가락질 하고,
한국 사람들은 한국인으로 귀화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니
조선인으로의 삶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삶도 선택할 수 없는 그들.
행복해 지기 위해 만세상회 사람들은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혼마’는 일본어로 ‘정말, 진짜’, ‘라비’는 라트비아어로 ‘좋다’ ‘해’는 한국어로 'ㅇㅇ해?'에
사용하는 어미로 이 합성어에는 ‘정말 좋아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한 단어에 3가지 언어를 넣어 만든 이 단어는 일본과 한국, 북한 등 어떤 국가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제3의 국적을 취득한 재일동포들
삶과 정체성을 '혼마라비해?' 라고 표현했다.

연극 <혼마라비해?>에서는 일본의 ‘자이니치(在日)’에 대한 한국인의 오해와 편견을 다룬다. 일본에서 실제 자이니치와 만나 겪었던 일화로부터 출발한 이 작품은 또한 ‘헤이트 스피치’, ‘오사카 조선학원 고교 무상화 차별 사건’ 등 일본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혐한 사건도 작품에 함께 녹아있다. 작품은 일본 오사카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한 가정에 방문한 ‘토종 한국인 작가 신영주’가 우연히 그 집에 걸린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사진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욘사마, 2PM 열풍이 불고, 혐한 시위가 일어났던 2009년의 일본의 풍경과 자이니치의 모습을 섬세하면서도 사실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한국, 북한, 일본 태어날 때부터 어느 한 나라의 소속이 되는 자격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해왔던 재일동포들, 그리고 한국에서 나고 자라온 ‘토종 한국인 신영주’. 같은 핏줄로 태어났지만 다른 나라에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만남이 보다 사실적인 대사들을 통해 유쾌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다.

현규는 독도를 부정했다는 이유로 양국에서 외면을 받았고, 우진은 대학 진학을 위해 조선인을 제외한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했다. 지숙은 한 순간 인기 가수에서 매국노로 전락한 현규를 지켜보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이 셋은 모두 일본 국적으로의 귀화를 택했고 일본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들이 원했던 대로 계속해서 조선인으로 살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어느 한쪽에 속해야만 한다는 사회의 시선이 끊임없이 이들을 괴롭혔던 것이다. 현규와 지숙은 일본인으로 귀화하여 동양인들이 많이 살지 않는 라트비아로 이민을 갔다. 우진 역시 일본인으로 한국 대학에 진학한 후 일본 기업에 취직했다. 광식이 아저씨는 여전히 하숙집을 운영하며 조선인 학교에 나가 한글을 가르치며 조선의 뿌리를 기억하기 위해 열심히 그의 삶을 살 것이다. 각자 자신의 삶을 충실히 이어가고 있을 것임에도, 극의 결말은 관객에겐 답답하게 다가온다.

공동 창작의 변
사실 이전까지는 재일한국인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았었는데요. 2013년 일본 아베정부가 행정규칙 개정 과정에서 고교무상화 부분에 조선학교를 배제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에 대항하는 학생들의 문부과학성 앞 시위가 알려지며 사회적으로도 많은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해외에 있는 재일동포들이 당연히 일본의 국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충격을 줌과 동시에 여전히 한국의 정신을 지키고 있는 동포들이 있다는 사실이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일동포들에 대한 편견과 상식들에 대해 바로 잡아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태웅 '즐거운 인생' (1) | 2025.09.11 |
|---|---|
| 김영무 '탈속' (3) | 2025.09.11 |
| 뮤지컬 써우와 다므루 (1) | 2025.09.10 |
| 배봉기 창극 '전봉준' (2) | 2025.09.09 |
| 유치진 원작 이강백 극본 '님을 찾는 하늘 소리' (0) | 2025.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