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는 한 집의 거실이다.
이 집의 가장은 IMF로 인한 은행 금리 급등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부인은 태산 같은 걱정으로 늘 찌푸린 얼굴 모습이다.
거기에 노모는 치매가 심해 그 증세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를 않고,
여대생인 막내딸이 항상 방글거리며 이 집의 밝은 빛을 던진다.
여식의 고모와 고모친구들은 한창 나이인데다가 때만 되면 이 집으로
모여들어 부산을 떨고, 제각기 예쁜 모습으로 남성들의 시선을 끌지만,
내실보다는 외모에 치중하는 여성들이라는 느낌이다.
이집 형편에 아랑곳하지 않는 고모와 그녀의 친구들, 동성애를 하는 큰딸,
치매노인의 병증의 악화, 이런 속에서 엄마의 심적 고뇌와 고통이 커진다.
그래도 가족들이 최고인 듯, 은행에 다니는 고모의 신랑이 지방에 사는
애들의 외삼촌의 담보로 대출을 청산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그 소식과 함께 헛구역질이 시작되면서 40 후반의 부인은 늦둥이를
임신한 사실이 밝혀지고, 드디어 옥동자를 탄생시킨다.

<늦둥이>는 1998년 IMF가 한창인 의정부 극단 한네에서 초연 이후
한국연극배우협회를 비롯하여 광명, 분당 등등 여러 극단에서
무대에 올린 화제작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늦둥이 아이가 생기면서 가족간에 실타래처럼
얽힌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으로 출산장려 정책에 기여하면서
최근 어려워진 경제여건에 비춰볼 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어려울 때일수록 가족끼리 똘똘 뭉쳐 슬기롭게 잘 극복해내면
그 또한 늦둥이를 낳듯 소중한 보물이라는 내용의 가족극이다.

한국희곡 명작선을 출판을 기념하며 - 최송림 작가의 글
처음엔 등장인물이 여자들만 나오는 여성전용 연극이랄까, 희곡 자체는 뭐 그랬는데 나중엔 차츰 극단 사정과 연출 판단에 따라 두세 명 남자 단역이 맛보기 양념으로 끼여 출연하게 된다. 지금은 여기저기 거듭된 공연을 통해 그렇게 희곡을 차츰 보완, 손질한 상태로 희곡이 다듬어졌다. 이제부터 작가로선 희곡 주문이 들어오면 여자만 등장하는 희곡과 남자가 섞인 두 희곡을 놓고 형편에 따라 보내줘야 될 듯싶다. 그야 어쨌든 이번 책 출판을 기회삼아 연말쯤 송년회 겸해서 <늦둥이> 공연 극단대표, 연출, 출연배우, 스태프들까지 연락해 출판기념회를 열든지 아니면 책이라도 한권씩 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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