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윤조병 재구성 '파우스트 Ⅰ+Ⅱ'

clint 2025. 5. 21. 16:15

 

 

 

학문에 대해 절망한 파우스트와 신에 의해 인간 세상에 내던져진
메피스토펠레스.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움을 받은 파우스트는 학문에 대한 절망을 쾌락으로 보상받는다.
우연히 만난 파우스트와 순수한 처녀 그레첸은 서로 한눈에 반하지만, 
그레첸은 자신의 감정을 애써 자제하려고 한다. 사랑의 노예가 돼버린 
파우스트는 메피스토를 사주해 사랑을 이루지만 
그들의 달콤한 사랑은 너무나 짧다. 결국 그레첸은 죽고 만다.
파우스트는 계속 메피스토를 조르고 메피스토는 그를 데리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트로이 전쟁 때의 헬네나를 만나게 해준다.
그리고 아이까지 낳는데.... 또다시 전쟁에 휩싸이고...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파우스트와 그 주변의 인물들은 점점
파멸로 치닫고 마는데... 
파우스트는 세기의 역사란 간척공사를 이뤄내는데
메피스토가 보기엔 무덤이다.
"나는 순간을 향하여 말하노니,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다."
처음 계약할 때 하지 말라던 그 말을 뱉는 파우스트.
결국 그가 죽으며 끝난다.
메피스토는 "계약은 끝났다."란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종이 위 '문학', 무대 위 '창조적 무대 언어'로 완성되다
60여년에 걸쳐 완성된 괴테의 삶과 세계관이 담겨있는 『파우스트 Ⅰ+Ⅱ』.
자주 공연되는 1부와 달리, 헬레나의 비극으로 불리기도 하는
2부는 우리에게 어렵고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이다.
자신의 자아를 완성하고, 마지막 말을 외치며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파우스트를 통해 극단 하땅세의 윤시중 연출은 고전 파우스트를 
무대 위 살아있는 에너지로 재창조한다.
물론 이 작품을 재구성한 윤조병 작가의 새로운 해석,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끝없이 변화되는 공간 속의 다양한 인물군상을 그려낸다
하땅세의 원형 파우스트는 작품의 명성에 비해 방대한 분량과 
철학적인 내용으로 쉽게 접하지 못했던 ‘파우스트’와 달리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보다 자유로운 상상력에 기반한 연출, 흥미롭고 다양한 접근과 해석, 
그리고 관객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장점을 지녔다.

 

 


『파우스트Ⅱ』는 방대한 이야기와 많은 인물들로 인해 국내에서는 거의

공연되어지지 않는 까닭이다. 하땅세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긴 여정을 시적 은유의

연극세계로 구축한다. 평생을 걸쳐 우주의 4대 원소인 물, 불, 바람, 흙을 연구하던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와 계약을 시작으로 자신의 이상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첫 번째 연인이었던 그레텔과 만남 이후, 2부에서는 헬레나를 찾으러 3,000년의

시공을 거슬러 고대 그리스로 가고, 황제를 도와 내란을 막아내며

그 공적으로 해안지대를 하사받는다. 바다뿐인 황무지에서

파우스트는 간척사업을 진행하며 자신 앞에 다가오는 현실의 한계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아름답게 만개한다. 
“멈춰라, 너는 정말 아름답다. 내 생애의 발자취는

몇 만 대가 지나도 영원히 멸망하지 않으리라.”

마지막 말을 외치고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파우스트를 통해 

고전 파우스트를 우리의 삶에 끌어들인다.

 

 

 

윤시중 연출은 “욕망에 이끌려 한 여인과 자신의 인생을 파멸로 이끈 
파우스트의 이야기는 지식과 문명이 끝없이 진화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한 우리들의 이야기”라며 “무대, 조명, 음향의 미쟝센을 최소화하는 등 
밝고 간결하지만 묵직한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상태의 배우들이 오감을 
총동원하는 연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