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오 헨리의 단편 '금고털이'

clint 2025. 3. 4. 09:08

 

 

 

지미 발렌타인은 금고전문털이 도둑놈이었다. 

감옥에 갇혀서 열심히 구두를 수선하다가 4년의 형기 중 열 달 가까운 날

풀려나게 된다. 모범수로 인정되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변화되었던 것일까? 

그가 친구에게 맡겨둔 금고털이도구들을 챙겨서 사라진 뒤 일주일 쯤

이곳저곳 은행들에서 금고가 털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수법이 여지없이 발렌타인의 것으로 드러난다. 

여기서의 전담형사는 벤 프라이스라고 한다. 

어느 날 오후, 조그만 마을에 지미 발렌타인이 나타난다. 

시골에서는 보기 드문 멋쟁이 신사 차림이다. 

은행에 들리지만 이번에는 금고를 털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수소문해서는 구둣가게를 오픈한다. 

구둣가게는 번창하고 그는 온 마을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게 되고

그 마을의 은행장의 딸과 약혼도 하게 된다. 

이 시골마을에 형사 벤 프라이스가 아무도 모르게 숨어든다. 

결혼식을 며칠 앞둔 발렌타인은 그의 전문털이 연장들을 처분키로 맘먹는다.

(소설 속에서는 그 계기가 명확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다). 

약혼녀의 아버지 은행장은 그 금고를 자랑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자랑한 뒤 어른들끼리 한담을 나누는 사이에 그만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같이 온 아이들이 신나게 놀다가 그만 한 아이를 금고 속에 넣고는 잠겨버렸는데, 

열 길이 없게 된 것이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랄프 디 스펜서, 곧 지미 발렌타인이

나서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자신의 신분이 들통 날 판이었다. 

그것을 주욱 지켜보고 있던 형사 벤 프라이스는 자신의 신분이 드러난 것 때문에

자포자기하고 잡힐 준비를 하고 있는 발렌타인에게 이렇게 말한다.

"뭔가 오해하셨군요. 스펜서씨, 전 선생을 모릅니다." 

뚜벅뚜벅 사라지는 벤 프라이스. 여운을 남긴 채 소설은 끝난다. 

발렌타인의 회심은, 물질적인 안정 때문에 오는 변화 같다. 문제가 있는 회심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마지막 잎새'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던져준다.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변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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