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윌리엄 디트리히 '로제타의 키'

clint 2025. 3. 30. 20:18

 

 

 

혼돈의 18세기,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코르시카 섬 출신의 젊은 장교 나폴레옹이 아크레 공성전 패배,

야파 대학살 등 연이은 참패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체를 뒤흔드는 영웅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왜 500인 위원회를 비롯한 정치가들은 갑작스레 나폴레옹의 손을 들어주었을까?

혹시 나폴레옹을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한 신비한 주술이라도 있었던 것은 아닐까?
퓰리처상 수상 작가 윌리엄 디트리히는 이 역사 속 미스터리에 주목하여

그것을 푸는 열쇠로 신비의 두루마리 ‘토트의 서’를 착안해낸다.

파라오가 죽을 때까지 숨기려 했고, 홍해를 가른 모세가 훔쳤으며,

템플기사단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두루마리를 나폴레옹이 손에 넣었다는

발칙한 상상력 아래 에단 게이지의 숨 막히는 대모험이 펼쳐진다!
프랑스군과 영국군을 오가며 자신도 모르게 스파이 노릇을 하고, 예루살렘, 로제타,

파리를 넘나들며 두루마리를 둘러싼 치열한 추격전에 휩쓸리는 에단 게이지!

1탄에 비해 한층 더 성숙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돌아온 우리의 영웅 에단 게이지가

쳇바퀴 돌듯 지루한 일상에 지친 독자들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린다.

<로제타의 키>가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 중 하나로 역사적 사실을 완벽히

재현하면서 미궁에 빠져 있던 미스터리에 날카로운 추리의 칼날을 들이댄 점이다.

소설은 야파 대학살, 다볼 산 전투, 아크레 공성전 등 나폴레옹이 세력을 키워가던

18세기에 실제 벌어진 역사적 사실에 가상의 내용을 절묘하게 버무려

독자의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세기의 영웅 나폴레옹이 가상의 주인공 에단 게이지가

만든 전기 쇠사슬 때문에 아크레 공성전에서 패배하는 대목에서는 ‘에단 게이지가

실존했던 인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또한 에단이 때로는 나폴레옹의 대척점에 서고, 때로는 나폴레옹과 전략적으로 화합하며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미스터리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은

역사보다 더 리얼하고, 영화보다 더 재미있다.

 

윌리엄 디트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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