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투쟁으로 감옥을 갔다 온 반체제 극작가인 바넥이
그의 옛 친구이자 텔레비전 드라마 작가로도 성공한 스타넥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면서,
항의서를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알게 된다.
큰 차원의 정치와 사람의 구체적인 삶 사이에는 간격이 있게 마련이고,
이 간격은 어쩌면 정치와 삶 사이의 본질적인 모순으로 인한 것일는지 모른다.
큰 정치를 만드는 것은 삶의 필요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것은 곧 삶으로부터 유리(遊離)된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어느 한 쪽도 없을 수는 없다.
1978년에 쓰여 진 바츨라프 하벨의 「항의서」는 「청중, 개인적 견해」에 이은 그의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체코의 공산 독재 정권 하에서 '77 헌장' 등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였고, 1989년에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된 그의 작품은 많은 수가 이미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있다. 항의서에서, 그는 반체제운동으로 옥고를 치웠던 자신의 경험을 반영하여, 야만적 시대 속에 서의 지식인의 역할과 위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당대의 우리사회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로서 다가오는 듯하다. 항의서 안에 묘사되는 위선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피눈물 흐르던 20세기 동안의 몸부림의 결과로 획득된 민주주의에 무임승차 하려는 우리 사회의 수구 반동, 기회주의적 기득권 세력의 준동에 대하여 반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단막극<항의서(Protest)>는 체코의 지하출판문학, 즉 사미즈다트(samizdat) 문학이다. 사미즈다트(samizdat) 문학은 1970년 주요 문학잡지들에 대한 폐간 조치가 취해지게 되고 경찰의 단속, 감시가 심해지자 비공식적 문학 활동인 소규모의 출판소가 등장하면서 이루어졌다. 출판금지 조치에 묶여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출판하였는데, 출판은 질이 좋지 않은 얇은 종이에 타자기로 찍어 비밀리에 돌려 읽혀지는 수준으로, 출판부수도 많아야 20∼30권정도 찍어내는 그야말로 그 실상은 열악하였다. 오히려 이렇게 출판되어진 작품들은 독자의 손에서 다시 복사되어 재출판 되어지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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