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조광화 '천사의 발톱'

clint 2024. 11. 14. 05:26

 

 

 

여수의 스산한 항구. 

잔인하고 위험한 삶을 살고 있는 동생 이두와 바보같이 착한 쌍둥이 형 일두

아슬아슬한 벼랑 끝의 위험한 밀수조직의 삶에서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은 이두는

우발적인 사고로 형 일두를 찔러 죽인다폭풍 같은 밤바다… 

죄의식으로 울부짖던 이두 앞에 나타난 천사와도 같은 작은 아기 태풍

이두는 철저하게 자기를 버린 채 태풍을 키우며 죽은 쌍둥이 형 일두로 살아간다

엄청난 욕망과 야수성을 감추고 살아가는 이두

자기로 인해 더 이상 주변사람들이 상처받길 원하지 않는 그는 

20년 동안 자신의 청춘을 뒤로 한 채 오직 태풍만을 바라보며

바보취급 당하는 것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죄값이나 되는 듯

숨죽이며 살아간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이 된 태풍을 보며

문득 한없이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회한에 쌓인 이두 앞에

어느 날 나타난 소녀 희진초라한 자신의 삶 마저 망각시키며

가슴 속 깊이 숨어있던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일깨운다

그리고 이미 없어져 버린 줄 알았던 이두의 광포한 질투와

잔인한 본성이 끓어오르는데....

 

 

 

 

<천사의 발톱>은 한 남자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성의 야수성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천사의 발톱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 본성의 야수성은 철 구조물의 상징적인 이미지의 무대와 음악, 

그리고 잘 짜여진 극의 구성을 통해 드러난다.

악마가 되지 않기 위해 처절한 고통을 참으며 자신의 발톱을 뽑는 천사라는

창조된 신화적 바탕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이 신화적인 구성은 여수라는 지명의 작품배경, 

독특하고 풍부한 캐릭터와 만나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표출된다. 

절묘하게 짜여진 작품의 구조는 인간 본성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공감하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