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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clint 2024. 11. 2. 06:52

 

 

 

17년간 죄목도 모른 체 바스티유 감옥에 갇혀있던 마네뜨 박사가 석방되면서 
딸 루시를 만나 함께 런던으로 오게 된다. 
프랑스 귀족이자, 백성들에게 잔혹한 삼촌 에버몽드 후작의 행태에 
찰스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영국으로 떠나고, 
배 안에서 루시 마네뜨와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다.
찰스는 후작의 계략으로 영국군에 체포되고 루시가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인 시드니의 도움을 받게 된다. 시드니의 활약으로 찰스는 무사히 풀려나게 되고 
방탕하고 무절제한 생활을 일관하던 시드니는 루시의 따뜻한 마음에 반하여 
사랑을 고백하지만 루시는 이미 찰스의 청혼을 받아들인 후였다. 
실연의 아픔을 뒤로 한 채, 시드니는 두 사람 곁에 머물며 행복을 기원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나고 친했던 하인이 위험에 처하자 
그를 구하기 위해 찰스는 프랑스로 돌아가고 
에버몽드가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고 투옥된다. 
이에 루시와 가족들은 찰스를 구하기 위하여 파리로 오고 
찰스의 구명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실패한다.
사랑하는 남편을 잃게 된다는 사실에 절망한 루시를 위하여 
시드니는 마지막 수단을 강구하고, 어렵게 감옥으로 찾아간 시드니는 
찰스를 기절시켜 탈옥시키고 자신이 대신 감옥에 갇혀 
단두대 오르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다.

 



영국이 가장 사랑한 작가. 염세적 유머의 대가, 19세기 영국이라는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까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카프카, 토머스 하디. 조지 오웰 등 세기의 작가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작가. 어떤 수식어로도 디킨스를 설명하기에 충분치 않다. 따뜻한 해학과 인간성을 지닌 깊은 통찰로 늘 민중의 편에서 사유했던 디킨스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겸비한 영국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았다. 디킨스는 가난한 소시민의 소박한 삶과 비참한 생활상을 주로 담았다. 그는 고단한 일상 소외된 노동, 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한 비평과 풍자로 묘사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 때문에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 진실에 천작했으며, 또한 가난하고 소박한 민중의 삶에서 인간의 미덕과 삶의 가치를 포착했다. 
<두 도시 이야기>는 그의 창작 인생에서 원숙기에 집필된 작품으로 후기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작가는 특유의 섬세한 유머는 최대한 절제한 채 신분제 사회의 부조리하고 비참한 현실을 생생히 그려냈다. (1859년 출간된 이래 2억 부이상 판매된 이 작품은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다.) 디킨스는 혁명이라는 파란만장한 서사 안에 가슴속 깊이 사랑을 간직한 한 남자의 삶을 그려냄으로써 민초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권력의 폭압 앞에 불굴의 의지로 저항하는 민중의 정신을 보여준다. 

 


 

작품에 등장하는 두 도시는 런던과 파리이다. 법치국가 영국의 대도시 런던은 번영을 구가하는 노동자계급 덕분에 전반적으로 안정된 사회로 개인의 소박한 삶을 어느 정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곳이다. 그와 대조적으로 파리는 거대한 역사가 소용돌이치는 장소로 억압과 저향의 갈등이 폭발하는 곳이다. 한 개인의 삶이 역사적 급류 속으로 휩쓸리면서 어떻게 개인의 삶이 한 시대 민중의 삶으로 귀착될 수 있는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혁명이 시작되자 파리는 온통 분노와 통한의 피로 물든다. 혁명을 거역하는 사람들은 고발당하고 단죄된다. 하지만 점점 힘을 얻어가던 혁명은 본래의 궤도를 잃고 그 자체로 거대한 괴물이 되어 절제를 잃고 비극을 부른다. 
 두 도시의 뚜렷한 대비는 혁명 후 공포정치의 무자비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디킨스는 민중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져 잊혀 버린 개개인의 삶을 떼어내 생생히 조명한다. <두 도시 이야기>에는 당통도 로베스피에르도 등장하지 않는다. 디킨스가 생각하는 혁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위대한 인물이 일으킨 것이 아니다. 스스로 대단하게 여기는 통제력 없는 소인배들이 일으킨 것도 아니다. 디킨스에게 혁명의 주인공은 비천한 드파르주 부부와 같이 사회의 변두리에서 묵묵히 폭압을 이겨내고 삶을 꾸려낸 노동자들이다. 런던과 파리를 넘나들며 역사적 혁명과 한 개인의 역동적 삶이 갈무리되는 동안 인물 중 그 누구도 시대와 무관할 수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정치에 대한 상당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음에도 정치적 무관심이 팽배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릴 걸작이다.

 



찰스 디킨스는 소설 <두 도시 이야기>를 통해 프랑스 혁명이라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인간의 이중적 다중적인 모습과 시대의 모순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피비린내 나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지 불과 50년 뒤에 쓰여진 이 작품은 사람들에게 자유와 평등, 박애를 울부짓도록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한때 유럽에서도 가장 찬란했던 왕조는 루이 14세부터 시작된 경제난과 부르주아계급의 불만과 식량가격 폭등 때문에 한껏 고조된 시만들의 저항의식 등이 한 데 겹쳐지면서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어갔다. 이후 계몽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많은 유럽의 작가들은 루이 16세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평범한 사람들의 권리를 옹호하며 신성한 왕의 절대권력에 의심을 갖게 만들었다.프랑스 혁명은 구제도의 모순으로 인해 발생한 시민 혁명으로 크게는 전 국민이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일어선 혁명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전 인구의 2%정도 밖에 안 되는 제1신분(성직자)과 제2신분(귀족)은 프랑스 대부분의 토지를 소유하면서도 면세 등 각종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98%의 제 3신분(시민, 농민, 노동자)은 봉건적 의무와 과도한 세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참다 못한 파리에서는 폭동이 일어났고, 1789년 7월 14일 시민들이 전체 정치의 상징인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 지방에서는 농민들이 지주에 맞서 봉기했다. 결국 국민의회는 농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봉건제를 폐지하고 구질서를 철폐했으며 시민권리의 평등을 이룩했다. 그러나 혁명을 주도한 연합의 결속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혁명 중 권력을 갖고 싶었던 부르주아 계급과 불만 가득한 소작농들, 그리고 가난에 지쳐있는 노동자와 시민들의 무리한 연합은 각자의 이해관계가 상충됨에 따라 빠르게 붕괴되었고 다양한 계층의 요구가 충돌하면서 전형적인 공포정치에 의한 유혈사태를 초래했다. 

 

찰스 디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