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국민 코미디언 다리우스가 분장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침입의 흔적이 없는 분장실, 유일한 단서는 그가 사망하기 직전
폭소를 터뜨렸다는 것. 경찰은 과로로 인한 돌연사로 수사를 종결하지만,
여기자 뤼크레스 넴로드와 전직 과학전문 기자 이지도르 카첸버그는
죽음에 얽힌 의문을 추적한다.
두 사람은 모험과 위기를 헤쳐 나가면서 다리우스의 실체,
웃음 산업과 유머를 둘러싼 음모, 역사의 배후에 감춰져 있던
비밀 조직에 다가가는데….
작품은 세 겹의 구성을 갖고 있다. 주인공들의 액션이 중심이 되는 스토리 라인, 웃음을 유발하는 조크들, 『유머 역사 대전』이라는 가상의 텍스트가 각각의 겹이다. 스토리 라인은, 스타 개그맨 다리우스의 의문사를 추적하는 두 기자가 맞닥뜨리는 모험을 따라간다. 다리우스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심증을 굳힌 그들은 살인범을 찾아내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추적하다 범죄 조직화한 유머 프로덕션의 위협 아래 놓이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유머인 <살인소담(殺人笑談)>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고, 특수한 목적을 갖고 조크를 생산해 유포하는 비밀 결사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비밀 결사의 역사가 수천 년에 이른다는 것도.
이와 함께, 수시로 삽입되는 100여 편의 조크는 마치 유머집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조크들은 때로 작중인물인 다리우스의 스탠드업 코미디 작품으로, 때로 웃음의 비밀 결사인 <유머 기사단>이 의도적으로 창작한 유머로 제시된다. <유머 기사단>은 프리메이슨과 성전 기사단을 방불케 하는 조직으로 등장한다. 간혹 익숙한 유머도 만나게 되는데, 그 유명한 농담의 창작자가 바로 그들이었다는 것이 작가가 던지는 너스레의 핵심이다.
수시로 발췌 인용되는 가상의 텍스트 『유머 역사 대전(大全)』은 <유머 기사단>이 기록했다는 공식 역사서다. 역사 문헌과 실제 사건을 근간으로 놓고 일부를 슬쩍 바꿔 쓴 유머 세계사, 혹은 세계 유머사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맥락을 알고 읽으면 근엄한 어투 속에 담긴 풍자의 묘미가 만만치 않다. 이 텍스트에 따르면, 아리스토파네스, 에라스무스, 라블레, 몰리에르… 찰리 채플린과 그루초 막스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희극 작가나 코미디언들이 모두 그 비밀 결사의 일원이었다. 그런가 하면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 등 역사상 중요 인물들의 의문사 뒤에 이 조직의 개입이 있었다거나, 잔다르크는 농담을 굳게 믿는 바람에 영웅적 행위를 하게 된 시골 처녀였다는 등의 설정은 역사적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웃음을 짓게 만든다.
특히 중세 부터 현재까지 프랑스 희극 작가에 대한 디테일한 역사까지 곁들여 있어서 재미있게 읽고, 건질 수 있는 게 많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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