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신영은 '뿔' (10분 단막)

clint 2024. 7. 9. 19:14

 

 

기업에 취업해 인턴으로 일을 적응하는 은하,

친구 지선을 만나 밀린 얘기를 하는데,

은하가 모자를 쓰고 나온 이유이기도 한데...

얼마전부터 머리에 조그만 혹이 나더니 이게 커져서

뿔이 되었단다. 그래서 모자를 쓰고 다니는데

그런 것 때문에 1달 후 인턴 마감 후 평가가 나쁠까 봐 전전긍긍이다.

친구는 어디 한번 보자며 놀린다.

역시 취업준비 중인 지선.

화장실 갈 때 보니 지선의 뒤통수에 뿔이 보인다.

 

작가의 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순간과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가 너무 신경이 쓰여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극작가가 된다'는 글귀를 아끼며, 그런 순간과 대화, 무대가 신경 쓰여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아주 사소하고, 작고, 흔하고, 무수히 반복되는, 수많은 것들을 좋아하는.

불안이 없는 하루를 살아본 적이 없다던 어느 책 귀퉁이에 있던 그 말이, 나에게 다가온 시기가 있었습니다.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던 친구가 어느 날부터 더는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사뭇 충격과 공포로 다가오던 날들입니다. 그 충격과 공포는 어느덧 나를 향해 다가오며 과연 나에게는 다음, 그 무엇이 기다리는 것인지, 과연 다음이 있을지 불안에 휩싸이던 날들입니다. 모두에게 그런 시기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지나쳐 보냈고, 누군가는 그 안에 있으며, 누군가는 저처럼 다른 이들보다 늦게 언젠가 마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시기를 만나 반갑지만 서글펐고, 불안했지만 안도했던 자신을 위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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