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차범석 '저주' (단막)

clint 2024. 4. 2. 22:06

 

 

 

1952년 한국 남쪽의 어느 소도시를 배경으로
대대로 지방 유지로 토지와 재산을 물려받은 3형제의 이야기다.
고교 졸업반인 막내 행식이 2살때 부친이 돌아가시고
큰형 봉식(27살), 둘째 인식(24살)이 있는데 큰형이 정신병 증세로
골방에 갇혀 헛소리와 괴성으로 난리를 피우고, 대학 입시가 머잖은
행식은 집중이 안되어 걱정이다. 게다가 둘째형마저 매일 술먹고
늦게 들어오며 집안사에 불만이고, 어머니마저 큰애 약을 구한다고
집을 비운다. 인식형이 돌아오자 그런 집안 문제를 얘기하나 
인식은 행식에게 공부 때려치우라고 한다.
그리고 큰형의 저 병은 마치 아버지가 그 골방에서 목매 죽었고 
할아버지가 그랬고, 심지어 고모가 시집가서 3개월 만에 쫓겨와
자살한 곳이란다. 이 정신병은 가족의 병이자 운명의 저주라 한다.
그러니 너나 나나 곧 뒤따라 갈 텐데 공부가 뭔 소용이냐 한다.
똑똑한 행식은 둘째 형의 말을 무시하고 집안이 흔들리는데 
형마저 구실을 못하냐고 따지는데... 골방에서 큰 비명이 난다.
뛰어간 행식은 큰형이 가위로 목을 찔러 피범벅이라고 
의사를 부르라며 나오는데..... 인식이 실실 웃고 있다.
행식은 인식형이 가위를 그 방에 집어넣은 걸 직감한다.
인식은 "다음은 내 차례야. 이제 저 골방은 내가 주인이지"
하며 막이 내린다.

 


이 작품은 1950년 중반에 쓴 작품으로 작 알려지지 않은
차범석의 단막극이다. 마치 헨리크 입센의 <유령>과 같이
유전되는 질환이 대물림하듯 한 가족의 비극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