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극의 이야기는 크게 3막으로 나뉘어 진행이 된다.
우선 1막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의 일이다
삼영은 올림픽을 위해 철거되는 상계동 마을에 살았는데,
마을 주민들과 삼영은 당연히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 정부에 맞선다.
하지만 그 중에 삼영은 나쁜 일을 겪게되고, 병원 신세를 진다.
그렇게 삼영이 퇴원하는 날과, 마을 철거의 날이 돌아오고,
마을 청년 3명은 퇴원을 하는 삼영을 위해 개를 잡아다 보신탕을 만들어준다.
그런데 이건 극중극이다. 이 극은 지수의 엄마인 삼영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수는 이 극 속의 극에서 자신의 엄마인 삼영을 연기한 거다.
2막에서는 1막의 극을 연기한 극단 사람들과 지수가 공연이 끝난 후
극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지수와 단원들은 자신들의 연극이나 무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다 이 삼영이란 소녀가 실은 지수 엄마의 이야기 임을 알게 된다.
3막은 현재 시점이다.
지수가 엄마인 삼영을 만나러가는 이야기다.
삼영과 지수는 모녀 사이지만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
처음 만날때부터 그 사이는 삐걱대기 시작한다.
현재 삼영은 암투병 중이다.
그런 엄마를 위해서 지수는 예전에 엄마가 맛있게 먹었던 샤브샤브를
준비하여 이것저것을 싸들고 양수리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삼영은
하나부터 열까지 지수가 하는 일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게 삼영의 잔소리로 시작된 두 모녀의 갈등은 결국 폭발하여,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고 지수가 집을 나가는 상황까지 오게된다.
그렇게 지수가 집을 떠나려 하는 순간, 급작스런 통증이 삼영을 찾아온다.
그렇게 지수가 엄마의 진통제를 챙겨주며 둘 사이의 갈등은 약간 사그라진다.
진정이 된 두 모녀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를 뿌린 곳으로 산책을 간다.
그 산책로에서 두모녀는 대화를 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통해 묵어있던
갈등을 풀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연극 속에서 과거 엄마를 연기한 딸 지수가 현재 엄마를 만나면서 나와 너, 삶과 죽음을 망라하는 연극무대 같은 인생 속에 존재하는 자신을 묻는 내용이다. 웃음과 눈물 속에 내 딸과 내 엄마의 이야기, 딸 속에 엄마가, 엄마 속에 딸이 있다. 그들은 시공을 공유하고 아픔과 감동을 함께한다.
'나는 왜 없지 않고 있는가?'는 '연극과 실제, 그리고 나',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는 '연극 안에 연극, 그 연극 밖의 연극, 그리고 나', '사랑을 묻다'는 '캐릭터와 배우, 그리고 나'라는 구조를 지녔다. 연극 안의 인물(배역)과 연극 밖의 인물(배우)을 통해 현실의 나(관객)를 돌아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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