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장종도 '난파, 가족'

clint 2024. 1. 11. 12:34

 

지역에서 이름난 식당 <황가정>

그 식당을 지키며 고집스럽게 살아온 황택수 사장.

그의 고집과 노력이 빛을 발하듯 그는 명장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축하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들, 그를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

황사장은 자금의 현실이 만족스럽고 자신의 노력이 대견하다.

30년 동안 가게를 지킨 그에게 해외여행의 기회가 주어지고,

내키진 않지만 그는 여행을 떠난다.

마찬가지로 황가정의 식구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휴가를 즐긴다.

며칠 후 황사장의 난파 소식을 듣게 되는 가족, 가족들은 안타까워하며

아버지의 무사 귀환을 소원하지만 이윽고 가족들은 아버지가

꼭 돌아와야 하냐는 의문을 던지게 되는데......

연극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무대를 3분할해서,

왼쪽으로는 황택수가 돌아오지 않기를 비는 가족들,

무대 중앙에서 황택수가 돌아오지 못하게 굿을 하는 무당무리,

오른쪽에서 난파된 황택수가 배를 몰고 육지로 가는 장면을 한 번에 연출한다.

결국 고생하던 황택수는 가정으로 돌아온다.

황택수가 무인도에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고생 끝에 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겠다 생각했는데,

결국 "너희가 이런 식이면 내 재산은 한 푼도 못 줘."

제목이 그래서 <난파, 가족> 이구나 생각한다.

가족이 난파한 것이다.

 

 

 

 

작가의 글 - 장종도

급속도로 변화해 온 대한민국 사회는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중 이 작품은 '개인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1인 가구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가족 의미는 달라져 가고 있다. 혼밥, 혼술 같은 문화가 생겨나고 함께 밥을 먹는 식구의 의미는 사라져 간다. 그 안에서 가족은 이제 어떤 의미의 존재들일까? 아버지는? 어머니는? 자식은? 어떤 의미일까? 이런 다양한 질문들을 작 꿈에 담고자 했다. 이 이야기의 첫 질문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아버지랑 돈이랑 물에 빠지면 뭐부터 구할래? 당연히 아버지라 말할 수 있는 사회인가? 보편적 도의에서는 당연히 아버지라 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아버지란 존재가 과연 존재만으로 가지를 가지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명쾌히 답을 내릴 수 없었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 굳이 입 밖으로 꺼내기가 꺼려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 보고자 했다. 허심탄회하게 가족끼리 둘러앉아 식사를 함께하는 일이 특별한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이제 그런 정이 있던 사회가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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