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1년 세상에 나온 〈가을 정원〉은 5년만의 작품으로 작가 자신이 최고로 생각하며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기만하는 일을 그만두고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아야 한다는 주제는 열성과 진지함 사이의 불균형, 가벼우면서도 감성적, 지적으로 진지한 형식을 가미해 펼쳐진다. 미국인의 삶을 다소 왜곡해서 그렸다는 지적도 있지만 아이러닉한 터치로 체홉 극의 분위기가 짙다. 과거에 대한 향수가 중심을 이루며 관객이 예측하는 것과 인물이 띄고 있는 것 사이의 캡이 크다. 실제의 상황과 각 인물들이 가진 환상의 불일치와 대조가 희극적 분위기를 자아내어 희극이라고 하는 평자도 있다.

이 극에는 딱히 주연이라고 칭할 만한 인물이 없다. 극은 중년에 이른 주인공들이 그들이 어렸을 때 지냈던 고향의 여름 별장에 모여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들은 나이든 아이들의 모습으로 논다. 오히려 별장 주인 콘스탄스의 조카이자 프레드의 약혼자인 젊은 여인 소피가 성숙한 모습으로 보인다. 중년의 남녀들은 지나간 과거에 대한 회상, 현실 기만, 미래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로 가득 차있다. 그 중 아이러니스트인 크로스만, 고독한 가운데 최선을 다하며 손자를 동성연애자의 손에서 구해내는 수완과 현명함을 가진 엘리슨 부인 그리고 아웃사이더이지만 확실한 현실주의자인 소피만이 현실에 가까운 인물이다. 공갈을 쳐서 위자료를 타내는 소피는 교활하기조차 하지만 미국이란 타향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려 깊고 독립적인 젊은 여성이며 통찰력을 가진 인물로 비춰진다. 이들과 대조되는 다른 인물들은 모두 자신들만의 낭만과 환상에 젖어 있다. 이런 자기기만에 빠진 인물들은 잘해야 방해물, 잘못하면 파멸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그릭스 부인은 아무런 의식 없이 남의 소문거리에 관심을 두고 그들의 삶을 망친다. 닉 역시 다른 사람을 교묘히 움직이며 그들의 감정을 망치고 스스로 만족한다. 그의 무분별한 행동은 결국 소피와의 스캔들로 이어지며 극은 파국에 이른다. 닉이 콘스탄스에게 싸구려 옷을 입혀 늙어 보이게 연출한 후 그녀를 그리는 것은 그 그림이 실제의 콘스탄스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실제 모습을 반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닉이 술에 취해 한 마지막 장면의 행동은 콘스탄스로 하여금 두 가지를 깨닫게 한다. 자신이 꿈꾸어 왔던 멋진 닉이 아닌 나이 들어 흉하고 속물스러운 그의 실체와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소피의 마음이다. 그러나 모두 깨달음을 얻었더라도 어떤 변화가 오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냥 그대로 사는 것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콘스탄스가 극의 중심 같지만 전체 인물들의 성격이 중심이며. 작가가 보이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삶의 재현이 아니라 인간 실존의 현주소이다. 헬만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극의 구조는 안티 클라이매틱 하다. 장면들은 늘 간섭받기 일쑤이며 매순간 기대되어진 것이 실망으로 이어진다. 코믹한 대사에 위트가 넘치지만 우울하다. 결혼하는 이도 없고 죽는 이도 없고 암울하기까지 하다.

릴리언 플로렌스 헬먼(Lillian Florence Hellman, 1905년 6월 20일 ~ 1984년 6월 30일)은 미국의 극작가이며 좌익 활동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미스터리 및 범죄소설 작가인 더쉴 해미트와 30여 년간 연인으로 지냈으며(그녀는 헤미트의 작품에 등장하는 노라 찰스 Nora Charles라는 캐릭터에 영감을 주었다), 작가인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와는 오랜 친구 사이였다. 루이지애나 주의 뉴올리언스의 한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일 년 중 반은 뉴올리언스에 있는 친척의 boarding home(요양원 또는 위탁가정)에서, 나머지 반은 뉴욕 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남부 태생으로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한 후 작가인 아서 코바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오늘날의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의 한 사람이다. 처녀작은<어린이의 시간>(1934)으로, 이상한 여아의 성격, 여교원의 사생활에까지 손을 대어 여자학교의 내부를 그렸고, 그 후 남부의 가정을 무대로 한 대표작<새끼 여우들>(1939)<숲 저 너머>(1946)<골방의 완구>(1960)는 그 강렬성과, 특히 여주인공의 성격묘사로 작가의 특질을 나타낸다. 1941년 나치즘을 증오하는 프로퍼갠더적인 가정극<라인 강의 감시>도 유명하며,<가을의 정원>도 상류가정의 갭을 묘사하고, 미국인의 약점을 찌른 훌륭한 작품이다. 또한 프랑스의 아누이의 작품을 번안한<종달새>도 유명하다. 미국 동부해안의 마사의 섬(Martha's Vineyard), 티스베리(Tisbury)에서 노환으로 79세에 사망하였다.

작품 연보
1934 〈아이들의 놀이시간〉 The Children s Hour
1936 〈다가오는 나날〉 Days to Come
1937 시나리오〈데드앤드〉 Dead End
1939 〈작은 여우들〉 The Little Foxes
1941 〈라인 강의 감시〉 Watch on the Rhine
1943 〈북극성〉 North Star
1944 〈스며드는 바람〉The Searching Wind
1946 〈숲의 저편〉 Another Part of the Forest
1949 〈레지나〉 Regina
1951 〈가을 정원〉 The Autumn Garden
1956 〈캔디드〉 Candide
1960 〈다락방외 장난감〉 Toys in the Attic
1969 〈미완성의 여자〉 An Unfinished Woman
1972 〈전집선〉 Collected Plays
1973 〈팬티맨토〉 Pentimento
1976 〈잠 못 이루던 시절〉 Scounidrel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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