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동화 '등잔불'

clint 2023. 7. 22. 06:20

 

 1978년 박동화(1911-1978)의 유작으로 알려진 등잔불(7) 제목이 주는 선입관이 고전적 이미지이나 물질문화와 정신문화의 대결을 다룬 작품이다.

막이 오르면 이상한 차림을 사탄의 족속들이 양심을 팔라고 외치며 거리를 횡행한다. 인간이 어느때부터 존재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하면서부터 사람의 양심을 사고파는 행위가 시작되었다고 있다. 권력에 양심을 팔고 금력에 양심을 팔고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서 양심을 팔고 사는 행위가 계속되었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주변에서도 주야를 헤아리지 않고 양심매매가 성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을 헤아리면서도 자기의 양심을 지키는 사람도 많이 있다는 것은 동서양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칭호를 받으면서 살아온 것도 어떠한 유혹에도 굴복치 않고 꼿꼿이 자기의 양심을 인도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황태일은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인간이 지녀야 양심을 지키느라고, 권력도 금력도 지위도 아랑곳없이 사람의 제자들과 같이 살아가고 있다. 양심을 매매하는 사탄은 황태일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면서 양심을 팔라고 달래고 협박을 한다. 그렇지만 황태일은 유혹에 빠져들지 않는다. 황태일에게는 가장 사랑하는 김훈철과 박정순 제자가 있다. 김훈철은 바이올리스트로 장래가 촉망되는데 불행히도 중간에 눈을 보고 만다, 아내 박정순은 얼굴에 화상을 입고 항상 베일을 쓰고 다닌다. 박정순은 눈먼 남편을 자기 몸보다도 신중하게 여기면서 간호한다. 말하자면 그들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어떠한 유혹이라도 물리친다. 그러나. 불행은 그들에게서 떠나지 않는다. 황태일은 당뇨병으로 결국 세상을 떠난다. 세상을 떠나면서 황태일은 눈을 제자 김훈철에게 기증을 한다. 기증하면서 유언으로 남긴 것은 <나는 세상을 살아나올 때에 검은 것을 희다고 본적이 없고 것을 검다고 본적이 없다. 그러니 눈을 기증받은 너도 옳은 것은 옳다고 보고 그릇된 것은 그릇되다고 봐라. 옳다고 생각된 것은 서슴치 말고 행동하라> 짤막한 유서를 남기고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