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차근호 '어느 마술사 이야기'

clint 2023. 7. 20. 12:58

 

나보고 중앙정보부 요원이 되라고요? 
투시, 텔레파시, 미래 예지, 염력, 순간 이동 등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초능력을 가진 남자 이귀환, 
슈퍼 히어로가 되고도 남을 능력을 가졌지만 

평범한 마술사로 살아가는 그에게는 감추어진 과거가 있다. 
중앙정보부 7호실의 특수 요원, 1960년대 냉전이 심화되자 
미국과 소련은 초능력을 군사 무기화하려는 시도를 한다. 
이것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곳이 초능력으로 북한과 맞서는 비밀 부서 7호실이다. 
귀환은 7호실의 창설자인 강실장에게 스카우트되어 
초능력으로 북한의 공작을 막아내고, 일약 정보부의 스타가 된다. 
귀환의 능력을 알게 된 대통령은 자신의 안위가 곧 국가의 안위라며 
그에게 자신의 미래를 예지하여 보고하라는 임무를 준다. 
그러나 유신 정권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귀환은 의도치 않게 정치공작의 일선에 서게 되고, 
깊은 회의와 죄책감에 빠지게 되는데...



작품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에 초능력을 군사무기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음모론이 
존 론손의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통해 사실로 밝혀진 사실을 보며 
'미소 냉전보다 더 심각했던 남북의 대치 상황에서 우리는 이런 시도가 없었을까?'

하는 의문과 호기심에서 탄생했다.
1970년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 오직 초능력으로 적과 싸우는 것을 목표로 미국에서 창설된 비밀부대가 있었다. 
그렇다면 미소의 냉전보다 더 심각했던 남북의 대치 상황에서 만약 우리에게도 이런 시도가 있었다면?  오직 초능력으로만 북한과 맞서는 비밀 부서, 그리고 슈퍼 파워로 무장한 특수 요원...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어느 마술사 이야기>는  중앙정보부 7호실의 특수 요원이었던 한 남자의 삶을 당시 한국의 정치 상황 속에서 극적 상상력으로 풀어간다.

 

 



1970년대에 아기장수 우투리가 살았다면 그는 한국의 슈퍼맨이 될 수 있었을까?
만약 1970년대에 아기장수 우투리가 살아있었다면 어떤 결말을 맺을 수 있었을까?? 
정의와 상식이 부재한 그 시절, 천재가 천재일 수 없고 영웅이 영웅일 수 없었던 시절, 
세계가 깜짝 놀랄 슈퍼파워를 갖고 태어난 한 인물과 유신 정권과의 오버랩은 멋지고 경쾌한 활극이 아니라 암울하고 비극적인 드라마를 떠오르게 한다. 이 작품에서 초능력은 현대사의 중요 지점을 연극적 상상력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로 사용된다.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가 바라보고 경험하는 역사는 기존의 현대사를 다루었던 작품과 차별화되는 방향과 관점을 제시한다. 70대 노인이 되어 초능력으로 관객 앞에서 마술쇼를 하는 고단한 마술사의 삶의 모습은,  1970년대 한국의 역사를 투사하는 거울이다.

 

차근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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