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이시카와 쥬리 '틀에 박힌 이야기'

clint 2023. 6. 20. 15:39

 

『틀에 박힌 이야기』(이시카와 주리 작/최우진연출)는 제목 그대로 여자와 남자가 만나 결혼 하고 아이를 낳는, 아주 틀에 박힌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두 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들은 약속으로 반지로 사진으로 일상이라는 틀에 갇혀 살아간다. 
연애 시절 달콤했던 사랑이 결혼생활속에서 틀이 주는 행복과 틀이 주는 갑갑함속에서. 
 "일상성이 낯설게 다가올 것"이란 연출의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

 



이시카와 쥬리 / 작가의 글
연극은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성스러운 영역이다. 그 신성을 감히 내가 모독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라고 생각해왔다. 그저 어둠 속에서 눈부신 무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하고 과분한 행복이다. 그런데 그 금기를 깨고 이번에 처음 연극대본을 썼다. 희곡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미비한 자그마한 소품이다. 쓰는 동안에도 혹시 신성을 모독한 죄로 천벌을 받지 않을까 불안에 떨렸다. 하지만 내가 처음. 그것도 한국말로 써본 것이기에 애착이 간다. <틀에 박힌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뻔하고 시시한 이야기다. 나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사소한 일들에 흥미를 느낀다. 간혹 일상에서 스쳐지나간 아주 사소한 일들이 내 기억 속에 남아끝없는 "?" 나 "!"를 발신한다. 그 "?" 나 "!"가 무엇을 뜻하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른다. 거기에 좀 더 명확한 형태를 주기 위해 글을 쓴다. 그러나 연극은 일상이 아니다. 연극은 비일상, 혹은 초일상이다.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초일상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 그것이 나의 관심사다.


이시카와 쥬리 / 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이론과 졸업 일본 I.T.I. 연보 「올해의 한국연극」 집필담당 희곡 「둥실둥실 두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