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극단 자유극장에서 김정옥 번역, 연출로 공연된 이 작품은 70년대 대학가에서도 자주 공연된 작품이다.
변호사인 필립 보샹은 매우 바람기 있는 사나이다.
어느 날 그의 친구인 샬르 부부를 초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베르사이유에서 왔다는 앙뜨완느와 그의 처 쥴리엣이 찾아온다.
그 둘은 들어오자마자 짐을 풀어 늘어놓고 피크닉 온 기분을 낸다.
그 이유인 즉, 이 집주인인 필립이 일요일마다 그들의 전원주택에 피크닉을 와서
정원을 망쳐 놓고 가곤 했기 때문에 그 보복을 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사실 일요일마다 정부(情婦)와 같이 그 곳에 피크닉을 갔던 필립은 정중히 사과하며
그 사실을 그의 처에게 탄로나지 않도록 애쓴다.
필립의 처 프랑스와스는 쥴리엣을 미친 여자라고 생각하고 경찰을 부른다.
그러나 쥴리엣이 경찰에 끌려가며 남긴 말에 의심을 품게 된다.
게다가 쥴리엣을 남겨 놓고 밖에 나갔다 들어온 앙뜨완느로부터 그녀의 남편이
일요일마다 자기 아닌 다른 여자와 피크닉을 갔었다는 말을 듣고 더욱 의심을 품는다.
때마침 점심 초대했던 샬르와 마르틴느가 나타난다.
프랑스와스는 필립의 핑계대로 샬르가 일요일에 필립과 같이 있었는지를 묻는다.
이유를 모르는 샬르는 앞뒤가 어긋나는 대답을 한다.
이에 당황한 필립은 핑계를 만드느라고 진땀을 뺀다.
더구나 필립과 같이 피크닉을 간 여자가 샬르의 처 마르틴느일 거라는
프랑스와즈의 말에 분통이 터진 샬르가 대들어 필립은 더욱 입장이 난처해 진다.
그러나 필립도 그의 하녀와 샬르와의 스캔들을 알기 때문에 역공세를 가한다.
사실 필립뿐 아니라 샬르도 그의 처도 비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찰에서 풀려난 줄리엣이 처음엔 노하지만
나중엔 그녀의 기지로 필립을 도왔기 때문에 무사히 끝나게 된다.
샬르도 필립과 같이 피크닉을 갔던 장본인의 전화를 통해 의심을 품고
필립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러 나타난 라파엘도 줄리엣의 임기응변으로 잘 막아낸다.
파리 변호사의 집에 한 부인이 거실에서 소풍 온 듯한 여성을 발견했다고 상상해보자.
부인은 편안하게 슬리퍼를 가구 위에 놓고 달걀, 보온병, 소시지, 소금, 후추 등
피크닉 물품을 방안 가득 놓아두고, 피크닉을 즐긴다…
변호사인 집주인과 사모님은 매우 당황한다.
이 모든 것이 교외의 개인 소유지에서 변호사가 부인과 소풍을 겸한 데이트를 한 것인데
그 교외주택의 부부가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자신의 정원을 망친 결과,
그 보복의 차원에서라는 것을 이해했을 때 그럴 수도 있을 법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과연 누가(어떤 부부 또는 남녀)가 거기에 가서 그런 일을 했는 지로 확대되어
이 집에 마침 점심 초대를 받은 또한 부부가 참전하여 세 쌍의 부부,
이 집 비서인지, 하녀인지 애매한 젊은 여자와, 정체불명의 사내, 경찰 까지 등장해 꼬여만 간다.
어떻게 이 복잡한 문제가 해결될까? 불안한 숨바꼭질 게임이 시작되고,
이 재미있는 소재에 작가는 어려운 퀴즈와 개그를 섞어 놓아 너무 예기치 않고
저항할 수 없는 악마 같은 보드빌을 수놓아서 결코 끝까지 재미있고 복잡하다.
전체적으로 정신없게 가다가 잘 마무리되는 바삭바삭한 바게트를 먹은 듯한 피크닉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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