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근형 '만두'

clint 2023. 5. 14. 11:48

 

만두는 미스테리 작품이다. 시골 마을의 만두집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유아실종사건이다.

어느 허름한 선술집에 찾아온 껌팔이 소녀가 껌을 팔아주는 술 취한 아저씨들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다. 평화로운 어느 마을에 어느 날 한 아이가 나타났다. 지치고 허기진 아이에게 마을 사람들은 아무 관심이 없고 누구 하나 아이를 돌보아 주지 않았다. 비가 오는 어느 날 마을의 구석에서 아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아이의 시체를 뒷산 어디엔가 내다 버렸습니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 아이의 죽음은 그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어는 무더운 여름날 마을에서는 갑자기 아이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간다. 아이들을 찾아 나선 부모와 마을의 유지들, 그러나 아이들의 자취는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어느 날 우리 곁을 떠난 개구리 소년들처럼........

아이들을 찾다가 지친 사람들은 만두가게에서 식사를 한다. 목사님과 선생님, 여러 어른들..... 그리다 갑자가 만두속에서 아이의 손톱이 나오고 사람들은 만두 집 주인에게 혐의를 두기 시작한다.

 

작가의 글 박근형

때로는 결핍이 아름답다. 연극 <만두>는 한 만두가게에서 벌어지는 주인과 손님들 사이의 해프닝입니다. 어릴 때 마을 우물속에 고개를 박고 "!"하고 그 올림을 듣고 조금 커서 선풍기 앞에서 또 "!" 해보고 나이를 먹곤 어두운 조명아래서 젓가락을 두드리는 가난한 아버지가 되었습니다.그 가난 또한 우물속에 울림같이 가난가난가난한그러나 그것이 슬프지만은 않은 흥이 있었습니다. 그것에 음을 넣고 힘을 넣어보려 합니다. 어느 날 문득 꺼낸 낡은 외투 속에 허름한 종이처럼 우리들의 노래들이 극장에서 TV에서 우리에게 까지도 낡아져 무심히 잊혀졌습니다. 다시 장독대에 나가 여기저기를 두들기며 뛰어놀고 싶습니다. 제 목소리에 올림을 들으며 제 몸을 흔들며 재량껏 어울리는 저희들과 같이 틈을 내보시지요 관객 여러분들! 때론 결핍이 아름답습니다. 힘을 냅시다.

이 이야기는 언젠가 북쪽의 어린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러 통신을 통해 들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스쳤던 생각을 극화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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