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재상 '별이 내려온다!'

clint 2023. 4. 5. 21:38

 

약혼 여행을 떠났던 민호는 폭풍과 사고로 다리를 다치게 되고 연인인 혜수와 함께 산장에 머물게 된다. 산장과 근처에는 평범하면서도 평범치 않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다. 의사를 그만두고 산장을 차린 주인, 유쾌하지만 도가 깊어 보이는 고승 무허, 정체를 없는 사내, 산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청년..... 사람은 강제로 찾아온 휴가 같은 일주일 동안 산장에 갇히게 되고, 도시와 전혀 다른 속에서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서로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여러 이유로 사람의 갈등은 점점 커져 가기만 하는데.... 인생의 휴가와도 같은 일주일 동안 두 사람은 새로운 만남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데.....

 



예기치 않은 일주일 동안의 휴가 동안 벌어지는 일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으며, 바쁘기만 한 현대인의 삶 속에서 당신이 진정 원하는 당신의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별이 내려온다>는 제목처럼 서정적 아우라로 온 무대를 가득 채운 아름다운 작품이다. 폭우로 길이 끊어진 산속의 무주산장이 연극의 주무대. 갑작스럽게 고립된 인물들은 비로소 맹목으로 질주해온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암자의 스님, 전직의사, 형석, 혜수 그리고 조난당한 연인들.... 우연히 한 장소에 모이게 된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며 스스로 감추고 있던 내면 깊숙한 상처들을 꺼내 보인다. 그리고는 서로를 다독이며 치유와 위안이라는 새로운 세계와 맞딱뜨린다. 연극은 오직 앞을 향해서만 달려온 우리 삶의 관성을 지긋이 멈춰 세우고 우리 지나온 길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강력한 거울 같았다. 어둠이 깊어져야 비로소 보이는 별빛. 연극은 어둠을 드러냄으로써 더욱 빛나는 별빛을 보게끔 관객의 어두운 눈을 활짝 열어준 셈이다. 그런 점에서 희곡 <별이 내려온다>는 어둠 속에서 별을 찾는 희망의 메시지로 읽힌다.

이재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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