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희 원작을 신예 김종연이 연출했다. 극단 연우무대 공연작이다
태풍 카라의 영향권에 든 남해의 외딴 섬 비천도.
프롤로그에 해경에 발각된 밀항선이 잡히고 이중 3명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로 뛰어든다.
그런 라디오의 속보가 들리면서 막이 오르면 비천도의 파출소다. 지서장 윤호균과 김순경, 최순경이 이곳에 근무하고 있다. 며칠 전 해경의 출동으로 밀항선 건이 해경으로 넘어가고 자기들의 특진 기회가 빼앗겼다고 투덜댄다. 그리고 살인 전과범을 놓쳤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 극의 불길함을 예상케 한다. 이곳 경찰서 윤지서장은 계급정년에 걸려 진급시험에 몰두하고 있는 처지이다. 9호 태풍 카라가 맹렬히 접근 중이라 순경들에게 태풍 주의를 알리고 순찰 돌라고 지시하고 자신은 공부하다가 철창의 침대에서 자는데… 이때 3명의 남자들이 들이닥친다. 밀항선에서 탈출한 자들이다. 춥고 배고픈 처지라 파출소도 안 가리고 들어와 윤호균을 다그쳐 먹을 것을 달라하고 상황을 묻는다. 윤호균은 마치 죄인인냥 행세한다. 이들은 일본으로 밀항하려는 자들로 각자 사연이 있다.
청년 손진수는 애인을 찾아 한국으로 온 중국 동포다. 애인이 일본으로 팔려가 1년간 한국에서 불법취업해서 돈을 모아 이번에 밀항선에 탄 것이다. 강재구는 중동 파견 병으로 나갔다가 탈영한 병사 출신으로 국내에선 공개 수배되어 일본으로 밀항하려 하고 한길은 수차례 강도살인범으로 일본에 가서 파친코를 한단다. 야쿠자와 연결되어 사전 준비한 듯하다. 이런 태풍속에서도 배를 구해 일본으로 밀항을 강행하려 한다. 이들은 어떻게 될까….
우연하고 사소한 사건의 연속을 통해 일상의 부조리한 단면을 드러낸 창작극이다. 태풍이 불어 닥칠 무렵 무인도나 다름없는 외딴섬 '비천도'의 파출소에 모인 경찰과 밀항자가 찾아 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미희 '투명한 집' (1) | 2023.03.23 |
---|---|
김수미 '집' (1) | 2023.03.23 |
김수미 '달의 목소리' (1) | 2023.03.21 |
한민규 '최후의 전사' (1) | 2023.03.20 |
김수미 '나는 꽃이 싫다' (3) | 2023.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