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바이올라 M. 라구소 '글라우키스와 스킬라: 사랑의 묘약'

clint 2023. 3. 16. 06:28

글라우키스와 스킬라

 

글라우쿠스는 안테돈이란 항구에 살던 젊고 잘생긴 어부였다. 어느 날 여러 시간 그물질을 하고 물고기를 추리기 위해 외딴 섬에 올라갔다. 이 섬은 무인도이며 가축이 들어와 본적도 없는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이었다. 잡은 고기를 풀밭에 쏟았다. 잡힌 지 시간이 많이 지난 물고기들이라 다 죽어있어야 했는데 물고기들이 갑자기 되살아 나더니 물로 다 도망가 버렸다. 글라우쿠스는 자기가 헛것을 본 것이 아닌가, 깜짝 놀랐다. 땅바닥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머리가 총명했던 글라우쿠스는 처음 보는 이상한 약초 같은 풀을 발견하고 하나를 뽑아서 그것을 씹어 보았다. 그 즉시 그에게는 급히 물로 뛰어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고 이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쏜살같이 물로 달려가 텀벙 뛰어들었다. 그러자 그의 금발 머리는 해초의 녹색으로 변했고 원래 넓었던 어깨는 더 넓어지고 다리에 비늘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물고기 꼬리로 변했다. 손은 지느러미로 변했다. 그의 운명이 바다에서 살도록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것이다. 그는 변한 자신의 모습이 징그러울 정도로 싫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바다 속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바다 속에 들어가 여러 바다의 신들을 만났으나 텃세가 심했다. 다행히 대양의 신인 오케아누스(Oceanus)와 그의 아내인 테티스(Tethys/티탄족의 여신)가 그를 새 식구로 환영해 주어서 바다의 여러 다른 신들로부터 괄시를 당하지 않고 잘 어울릴 수 있게 되었다. 그와 친구가 된 바다의 신들은 글라우쿠스의 몸에서 유한 생명의 지문을 지워버려야 한다며 이를 실행할 수 절차를 지배자인 오케아누스와 테티스에게 요청하여 허락을 받았다.

 

키르케의 저주로 변하는 스킬라


그러던 어느 날 글라우쿠스는 물의 요정 스킬라(Scylla)를 보게 된다. 스킬라는 물의 요정 중에서 가장 예뿐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니 글라우쿠스가 한눈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라우쿠스는 수면 위로 나와있는 작은 바위에 몸을 괴고 스킬라를 향해 말했다. “아가씨, 나는 괴물도 동물도 아니라오. 나는 신입니다.” 그러나 스킬라는 글라우쿠스를 보자마자 질겁을 하고 놀라 도망갔다. 
몇번 쫓아가 사랑을 구했으나 흉측한 모습때문인지 말도 제대로 하기전에 되짜를 맞자 글라우쿠스는 절망한 나머지 여자 마법사 키르케(Circe)를 찾아간다. 글라우쿠스는 키르케를 친구로 생각했지만 반대로 키르케는 글라우쿠스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글라우쿠스가 애원했다. “당신이라면 내 고통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마법의 약초가 얼마나 효험이 좋은지 알지요. 나도 그 약초 덕에 신으로 변했으니까요. 나는 스킬라를 죽도록 사랑한다오. 창피한 말이지만 사랑을 고백했다가 무참히 거절 당했습니다. 제발 마술을 걸든지 마법의 약초를 쓰든지 도와 주시오!”

 

스킬라는 바다괴물이 되어 지나가는 선박을 공격한다.


자기가 흠모하는 남자가 다른 어여쁜 아가씨를 죽도록 사랑한다니 키르케는 속이 뒤집혔다. 키르케는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 올랐으나 사랑하는 글라우쿠스를 혼내줄 수도 없었다. 그 대신 글라우쿠스에게 묘약이라 속이고 스킬라가 자주 가는 물가에 뿌라라 한다. 기뻐 돌아온 글라우쿠스는 스킬라가 자주 오는 한 작은 포구에 독약을 쏟아 붓고 강력한 주문을 외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스킬라는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허리가 물에 찰 때까지 걸어 들어갔다. 그때 그녀는 갑자기 모양이 똑같은 여섯 마리의 게 머리들에 몸은 큰 뱀 비슷한 괴물로 허리 아래가 서펜트들로 변해 있었고 다리는 12개였다. 글라우쿠스는 겁에 질려 도망간다. 그 이후 스킬라의 여섯 개 머리 서펜트들은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즐겨 잡아먹는 바다의 악마로 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