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대서사시 [쿠쉬나메]에서 신라 이야기가 발견되었다.
그 안에는 ‘신라’를 뜻하는 ‘바실라’가 등장하고, 페르시아 왕자 아비틴이 중국과 전쟁을 치르고 쿠쉬를 무찌르며, 신라 왕 태후르의 딸 프라랑 공주와 혼인하여 훗날 페르시아를 구하는 영웅 페리둔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를 모티브로 하여 소설 《바실라》가 탄생했다.
나라를 잃고 아랍인의 왕 쿠쉬를 피해 신라로 쫓겨 온 페르시아 왕자 아비틴.
삼국 통일 전쟁이 한참이었던 시기, 아비틴은 김유신의 둘째 아들이자 신라의 화랑 원술과 힘을 합해
삼국 통일을 이룬다. 여기에서는 실제 역사의 한 장면인 석문 전투, 나당 전쟁 등을
소설의 배경으로 삽입하여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창작을 적절히 섞어 재미를 더했다.
한편 사랑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는데, 문무왕의 막내딸로 나오는 은석공주는
아비틴의 운명의 연인인 프라랑으로 그려지며 국경과 인종을 넘나든 사랑을 보여준다.
이 책은 7세기 중엽 페르시아와 신라의 교류 관계가 어떠했는지도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아비틴과 프라랑은 부부의 인연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는데,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이 신라 공주와 혼인을 한다는 것은 우리 역사의 개방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한 신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비틴과 프라랑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문천교와 아비틴과 원술,
문무왕이 한데 모여 연회를 펼치는 포석정 등의 역사적 장소는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한층 자극한다.
더불어 페르시아군과 신라군이 대결을 펼치는 격구 경기, 아비틴이 음진대소(술잔을 비우고 크게 웃기)를 따라하는 모습 등은 두 나라의 문화 융합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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