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배명훈 '크레인크레인'

clint 2015. 11. 9. 11:40

 

 

 

 

 

아내와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경수는 어느 날 비행학교에서 은경을 만난다. 아내와의 사랑과는 다른 느낌의 사랑에 당황하던 경수는 결국 가업을 이으러 떠난 은경을 따라 중국으로 떠난다. 중국에서 다시 만난 그들. 끊임없이 아내와 은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수. 그들에겐 과연 무슨 일이?
'크레인 크레인'은 사실 과학소설로 분류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신화와 현실이 뒤섞여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르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 작품의 마지막은 정말 건조하게 끝나지만 그게 이 이야기에 어울리는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배명훈의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또 그게 아주 유치하지 않은 것이 배명훈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작품의 건조한 엔딩은 해피엔딩이라고 해야할지 새드엔딩이라고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주인공은 사랑을 이루지만 그 사랑은 시작부터 불륜의 영역에 발을 담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끝내 불행해지게 되지만, 그 불행한 삶을 둘이 함께했다는 게 아주 중요하다.
성경에서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따먹고 낙원에서 쫓겨나 현실에서 두 사람의 삶을 시작한다. 이 때, 두 사람이 끝내 함께해서 자손을 많이 낳고 그 자손들이 토끼 떼처럼 불어난다. 어쩌면 '크레인 크레인'은 성경의 이 이야기를 변주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선악과를 따먹는 것이 성경 속 이야기에서 불행의 씨앗이라면, 이 이야기에서는 이미 결혼한 남자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 불행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야기의 구조가 비슷한 경우가 있다. 이것을 이야기의 원형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런 면에서 작품을 쓸 때 기존에 유명한 이야기의 구조를 변주하는 것으로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자면 먼저 이야기의 구조를 파악해야하고, 중요한 장치들을 걸러내야 한다. 그러려면 이야기를 꼼꼼하게 생각해가며 읽어야하고, 그 과정부터 자연스럽게 연습이 되는 것 같다.

 

 

 

 

작가인터뷰
<크레인 크레인>쓴 이유가 있어요?
= 이 작품은 지구에서 내려가는 이미지래요, 맨 뒤의<마리오 마리오>는 올라가는 이미지라서 그렇게 배치했다고 하더라고요. 출판사에서.
- 신형철 평론가는<크레인크레인>에서 크레인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풀던데(참, 잘 끼워 맞추는 구나,,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저는 영매,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한자를 보고 힌트를 얻은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대학원 생활할 때 많은 크레인이 보였어요. 도대체 어떻게 갖다놓은 거지? 말을 했는데, 그거를 그대로 써본 거에요. SF를 쓰면서 고민한 부분인데 한국에서는 워낙 과학이 낮은 수준이라서 예를 들어서 나로호 발사 같은 것, 미국에서는 50-60년대. 작가 입장에서는 외국글도 보니까, 되게 작가들이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개념도 설명을 굉장히 잘 해야 잡힐 듯말 듯,, 그럼 뭘부터 써야 하나?? 그것까지 안 간, 중장비에서 좀 더나간 거기서 써야겠다. 그래서 쓴 작품이에요. 예비군로봇이란 네이버에 연재한 작품인데 미래의 중장비 정도 되는 기계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연장선이에요. 크레인 크레인은.
이런 걸 쓰고 싶었는데,, 크레인에 관한 궁금증이 있었고. 떨어지면 쓸 수 있겠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