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아내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기에 다른 여자와의 만남은 생각지도 않았던 조지와 이혼한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당분간 어떤 남자와의 만남도 생각지 않았던 제니가 우연한 실수로 벌어진 전화통화를 계기로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급기야는 만난 지 몇 주만에 결혼식까지 올리게 되지만 신혼여행에서 티격태격한 후 자신들의 성급한 결정을 후회했다가 다시 화해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또한 조지와 제니의 연결이 되어준 리오와 훼이는 둘 다 배우자가 있는 몸임에도 서로의 매력에 이끌려 바람을 피우게 된다. 원작으로부터 약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한국 사회도 이혼과 재혼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 소재가 되어 버린 탓에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내용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몇 차례씩 무대에 오를 만큼 인기가 높은 닐 사이먼의 신작 희곡. 「챕터 투」는 사랑하는 아내와 사별한 슬픔을 이기지 못해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조지와 5년 간의 끔찍한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후 이성에 대해서는 마음의 벽을 쌓고 살아가는 제니가 만나 결혼에까지 이르는 사연을 담고 있는 희곡이다. 사랑에 실패한 이들의 새로운 시작을 잔잔하게 그렸으며 진지하고 유머스런 캐릭터들의 조화로 실재감을 더한다.
이 대본은 원작의 지루한 부분을 생략하고 지문으로 압축해 놓은 바 연출과 배우들이 그 상황에 맞게 대사를 집어놓으면 생생하고 재미있는 공연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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