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가브리엘라 프레이소바 '예누파'

clint 2020. 4. 16. 17:58

 

 

 

 

 

원작인 체코 작가 가브리엘라 프레이소바의 희곡 제목도 '그녀의 양모'(1890).

방앗간에 시집 온 양모는 아이도 낳지 못한 채 남편을 잃었다. 대신 그녀는 예누파를 친딸처럼 키웠다. 이제 양모는 부리야가에 살지 않고 마을에서 떨어진 교회 관리인 집에서 혼자 산다. 그러면서 교회일도 보고 부리야가에 와서 집안일도 거든다. 이야기는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다.

예누파는 예쁜 처녀다. 두 손자 슈테바와 라차가 모두 예누파를 좋아한다. 그늘지고 자신감 없는 라차는 속마음을 예누파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라차가 장난치다가 예누파의 얼굴에 상처를 내고 만다. 그때부터 그녀는 한쪽 뺨에 칼자국을 새긴 채 살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예누파는 이미 슈테바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예누파가 슈테바에게 "결혼해 달라"고 조르지만, 슈테바의 대답은 "얼굴에 상처 있는 여자와는 살기 싫다"는 말뿐이다.  

 

 

 

 

 

결국 어느 겨울날 예누파는 양모의 집에 숨어서 아이를 낳는다. 양모가 슈테바를 불러서 출산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슈테바는 "그사이에 촌장의 딸과 약혼했다"며 달아난다. 이번엔 라차가 나타나 예누파의 안부를 묻는다. 이에 양모는 예누파에 대한 라차의 진심을 느끼고, "예누파가 혹시 아이를 낳았어도 결혼하겠느냐?"고 묻는다. 라차는 괴로워하지만 "아이를 제가 키우겠다"고 말한다. 그런 라차의 말에 양모는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녀는 덧붙인다. "그런데 아이는 죽었다."  

봄이 되고, 예누파와 라차는 결혼식을 올린다. 그런데 식장 밖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얼었던 개울이 녹자, 갓난아이의 시체가 떠오른 것이다. 양모는 "내가 아이를 죽였다"고 고백하고, 경찰에게 끌려간다. 결혼식은 중단되고 사람들은 떠난다. 무대에는 예누파와 라차만이 남았다. 만신창이 된 예누파는 라차에게 말한다. "모두들 가버렸군요. 당신도 가세요. 저는 재판을 받아야 할 거예요. 저 같은 죄인이 당신과 살 수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라차가 대답한다. "세상이 뭐래도 우리 둘은 서로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오. 나는 당신 곁을 지키겠소. 함께할 수만 있다면, 더한 짐도 지겠소." 그런 라차의 얼굴을 예누파는 가만히 바라본다. "라차, 신께서 당신을 보내셨군요. 마침내 신께서 저에게도 미소를 보내주시는군요." 예누파는 난생처음으로 진짜 사랑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