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W. B. 예이츠 '이머의 유일한 질투'

clint 2019. 12. 3. 13:57

 

 

 

 

 

 

예이츠는 아일랜드의 전설적 영웅인 쿠헐런을 소재로 하여 5편의 극을 썼다. 이 작품은 1903년에 첫 작품 발야의 해변에서를 쓰고 16년 후인 1919년에 발표된 4번째 작품이다. 발야의 해변에서의 마지막 장면에서 코나하 왕의 명령으로 쿠헐런과 싸우다 죽은 젊은이가 자신과 여전사 이퍼와의 사이에서 얻은 친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미친 듯 괴로워하며 사흘 밤낮으로 파도와 싸우다 지쳐 큰 파도에 휩쓸려간다 이머의 유일한 질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쿠헐런의 시신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이 작품은 살아생전 남편 쿠헐런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그녀 일생의 유일한 희망인 남편의 사랑 되찾기를 포기한 대가로 결국 남편을 소생시키는 데 성공한 영웅적 아내의 고뇌와 갈등, 그리고 희생을 그 주제로 한다. 쿠헐런이 만난 수많은 여인 중에서 아내 이머가 유일하게 질투심을 느낀 여성은 판드로 그녀는 바다의 신 마난난의 아내이자 보름달로 상징되는 미의 여신이기도 하다. 판드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완벽한 아름다움의 상인 달의 제15(보름달)에 해당한다. 보름달 같이 순수한 존재란 그 자체로는 존재할 수 없고, 달이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변해가는 것과 같은 변화의 견지에서만 이해 가능한 개념이다. 보름달로 상징되는 판드의 존재는 인간의 실재와 분리되어 있을 때는 불완전하고 끊임없이 고독의 공포에 시달리기 때문에, 그 공포에서 벗어나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자연적 존재와의 결합이 필요하고, 그 대상으로 쿠헐런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 둘의 결합은 쉽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이승에서 쿠헐런이 아내와 행복했던 기억과 더불어 아내 이머를 배반한 고통스러운 기억, 그리고 초자연적인 존재로 추악한 외모를 지닌 불화의 신 브리크리우의 방해 때문이었다.

 

 

 

 

브리크리우는 이머에게 쿠헐런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 그에게 생명을 되돌려 주겠다는 거래를 제시하고 강제로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로지 남편과의 빛바랜 추억과 남편이 소생하여 그녀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만을 가지고 살아온 그녀에게 이 두 가지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그녀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쿠헐런이 판드가 오른 마차에 발을 내딛을 때까지 이머는 차마 남편의 사랑을 포기하라고 외치라는 브리크리우의 재촉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망설이다, 그가 발을 마차의 발판에 발을 올리는 순간 나는 영원히 쿠헐런의 사랑을 포기하노라.’라고 큰 소리로 절규하자 남편은 소생하여 인간세계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여성으로서 의 삶을 희생하는 대가로 남편을 소생시킨 아내에게 눈길을 주는 대신에, 생과 사의 급박한 상황을 틈타 쿠헐런의 침대 곁에 자리 잡고 앉은 인구바가 바다로부터 당신을 구하여 당신에게 생명을 찾아준 사람은 바로 저예요 라고 거짓을 고하자 그녀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 악사들은 쿠헐런의 소생을 수많은 비극이 서린 무덤과도 같은 쓰디쓴 보상으로 노래하며 차디찬 조각의 심장으로 살아가고 있는 쿠헐런의 생활을 전하면서, 그가 이머를 다시 보게 되면 인간적인 심장을 지닌 사람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여운을 남기며 극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