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이츠의 단막극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그의 또 다른 단막 『소포클레스의 콜로누스 왕』과 함께 가장 길이가 긴 예이츠의 번안 단막극이다. 이 극은 예이츠가 현대 공연에 적합하게 원작들을 자기의 방식으로 개작한 작품인데, 언뜻 예이츠의 다른 단막극에 비해 길이가 방대하여 이 작품이 예이츠의 극 원칙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사실 가장 예이츠적인 극이다. 이 단막극에서 코러스는 극히 중요하다 다른 극에서도 단막극에서도 코러스가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장면의 변화나 배경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 극에서는 처음에 오이디푸스 왕과 사제의 대화로 이 극이 사건의 중간에서 시작됨을 알리고, 코러스가 등장하는데, 나오는 사람들에서 “코러스”가 가운데 배치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코러스가 등장한다.”라고 되어 있고, “코러스”라고 되어 있고, 4개의 연으로 “코러스”가 불리운다. 이것은 다른 극처럼 “합창(코러스)"이다. 청중은 이 코러스에서 극의 사건의 전말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이후에 거의 일정한 간격을 두고 코러스가 다섯 번 반복되는데 마지막 다섯 번째 코러스는,
오이디푸스에게 길을 열라. 모든 백성이 말하네,
“저 사람이 불행한 사람이야”
그러니 이제 그의 머리 위에 어떤 폭풍이 몰아질까!
죽지 않은 자들을 불행하다 부르지 말라
죽은 자는 고통에서 자유로워. 로써 막을 끝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코러스가 중간 중간에 등장인물과 “대화”를 한다. 코러스의 첫 대화는 왕 오이디푸스이다. 즉, 여기서의 역할을 거의 독백에 가까운 역할로서 왕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는 것과 같지만 사실 자신이 질문하고 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의 코러스는 오이디푸스 왕과 티레시아스 예언가 사이에 한 마디 던지는 왕에게 “코멘트”를 하는 것 같다. 이런 방식으로 청중과 극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 이후에도 크리온, 조카스터, 오이디푸스와 조카스터 사이, 메신저, 퉁과 대화상대가 되어 “코멘트” 하거나 청중이 반응을 보였을 법한 것을 강조한다. 예이츠는 “코러스의 역할은 (청중의) 주의력이 옮겨가지만 마음은 안정되게 하는 무드를 유지시키는데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극에서는 실제로 그 이상으로, 코러스의 역할이 상당히 정교하고 미묘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단막의 번안 시기이다. 예이츠가 이 극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04년이지만, 1928년에야 공연본이 쓰여 진다. 그리고 이 시기에 전성기의 시집 두 권이 연달아 간행되는데, 1928년에 시집 'The Tower'가 간행되었고 그 다음 해 1929년에 시집 'The Winding Stair'가 간행된다. 즉, 이 시기가 예이츠의 전성기였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 작품을 정독하면 예이츠적인 극의 기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좋은 작품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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