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왕은 자신의 딸이 미천한 계급의 질마를 사랑하자,
그 시험으로 꽃향기를 누가 더 많이 묻혀오는 지 시험을 한다.
공주의 딸의 약혼녀로 이미 깨꽃향을 잔뜩 묻혀온 하름은 의기양양하고,
새름 공주는 걱정과 함께 질마의 뒤를 쫓는다.
한편, 솔래와 그녀의 어미 어욱은 녹두밭에 녹두 타는 소리를 떠올리며 행복해한다.
이는 어욱의 마지막 소원이기도 하다. 녹두밭에서 만나는 질마와 솔래...
녹두꽃향기를 잔뜩 묻혀 가야하는 질마와 지키려는 솔래. 둘은 낯설지 않다...

연출의 글 : 우현종
어쩌면 사랑에 대한 전형을 제시하는 김석호의 [질마와 솔래]는 다양한 이미지를 갖고 요정과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한 호흡으로 써 내려갔다. 익숙한 내용과 전형적인 캐릭터들의 등장은 만만해 보이지만, 자칫 신파로 치우칠 수가 있다. 연극은 배우예술이라는 믿음으로 배우의 테크닉과 표현 방법에 대한 연구방법의 과제로 혜화동 일번지 첫 작품으로 결정했다. 조금은 당황스럽고 조금은 놀라운 것은 김석호의 작품엔 셰익스피어의 흔적과 몰리에르의 코미디, 최인훈의 우화가 겹쳐있다. 스타일에 대한 실험과 시대에 대한 고민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담아내고 어떻게 표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그 첫걸음의 의미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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