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살의 장성 댁과 환갑의 며느리 영숙어미 그리고 39살 노처녀 영숙(서연), 이렇게 삼대의 최씨 집안여자들만 살고 있는 화순읍 중앙상회의 안채에 몇 년 만에 제비가 찾아온다. 제비가 찾아온 중앙상회의 안채 문간방에 기준과 수희가 사글세로 들어오게 되는데, 신혼부부인 것 같으면서 뭔가 완벽한 관계가 아닌 듯 보이는 모습에 시나리오작가 지망생인 서연의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중앙상회에 물건을 대주는 57세의 홀아비 오씨는 미국으로 유학간 아들이 결혼을 하여 그곳에서 정착을 하고 오씨에게 오라고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가는 것을 망설인다. 영숙의 75세 고모할머니 술래할멈은 50살이 넘은 지적장애 아들과 함께 살며 자식 걱정에 하루라도 맘이 편할 날이 없다. 유일한 위안이 되는 올케이자 친정 엄마와도 같은 장성댁도 요즘 들어 치매를 보이기 시작하자 이제는 죽을 날이 다가오고 있는 생각에 남아 있을 장애인 아들 걱정이 더욱 심해진다. 20년을 최씨 집 논을 소작하고 있는 76살의 배영감은 자식들의 등살에도 불구하고 죽을 때까지 고향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이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제비가 오고 새끼를 낳고 기르고 떠나서 다시 돌아오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중앙 상회의 안채에서 왁자지껄 벌어진다.

작가의 글
2010년 초에 극단 청춘 대표로부터 어머니나 아버지의 애환을 다룬 가족적인 작품을 한번 써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뢰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항상 제 작품의 주된 테마는 가족이었습니다. 이 사회를 유지시키는 가장 작은 단위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단위가 가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춘 대표에게 오래전부터 묵혀 놓고 언젠가는 꼭 써야지 했던 작품소재를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그 작품이 〈제비집〉 입니다. 작품을 쓰면서 작품 속 세상에 푹 빠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래 묵혀둔 이야기여서 그런지 며칠을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써 내려가며 웃고 울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희곡은 극단 청춘에서 제작하고 제가 직접 연출해서 그해 광주연극제에서 공연하게 되었고 희곡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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