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4년 문학춘추지에 발표한 단막작품이다.
「스카이라운지의 강 사장」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여성이 남성 중심의 지배질서로부터 이탈하고 지배의 위치를 점유하는 양상으로 묘사된다.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국회의원이나 의학박사이자 대학 교수인 남편은 아내인 강 사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고양이 앞에 쥐”처럼 행동한다. 그런데 강 사장이 부를 모을 수 있었던 기저에는 가부장 질서의 소외로부터 발아한 복수심이 자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열일곱에 시집갔다가 소박맞고 돌아온 강 사장에게 가족의 냉대는 돈으로 성공해 설욕을 노리겠다는 욕망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아버지의 독선으로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다며 부모를 비난하고 가부장의 위치에서 형제들을 지배한다. 강 사장의 지배욕은 가족뿐만이 아니라 남성을 대하는 태도에도 일관되게 드러난다. 그녀는 현재 박사인 남편을 소외시키고 그의 젊은 제자와 외도 중이지만 이를 숨기려고 하지 않아 갈등을 겪는다. 또한 법적인 수속을 중시하는 남편과 달리 강 사장은 결혼신고를 의도적으로 회피한다. 아내로서 속박당하지 않고 모든 것을 정복하겠단 발언은 강 사장이 김 박사와 미스터 한을 선택하는 위치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철도 들기 전 부모에 의한 강제결혼은 깊은 상처로 남았고, 이를 극복하고자 돈에 집착했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위치에 오르자 주변 남성들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이후부터 강 사장은 남성을 골라가며 성적인 욕망을 채워나간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남성 지배의 질서 안에 편입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실재의 주체로 남고자 한다. 그러나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회상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고 괴로워하는 모습은 가부장의 질서가 여전히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표이다. 강 사장은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며 모아둔 재산으로 학교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이는 공허감에 의한 결단인데, 이러한 계획을 세우게 된 계기는 남동생의 조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가부장에 속해 있는 남성에 의해 의식이 변한 것은, 성욕을 표출한 강 사장을 도덕적으로 개화시키려는 작가의 시선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지배 구조에 의해 상처 받은 여성의 성욕을 부정적으로만 그리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그들과 어울리며 타인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특권의식은 착취적인 대인관계로 이어진다.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헌신과 영웅적인 수행을 기대하며 거만한 행동을 보이지만 타인의 감정이나 욕구에 무감각한 우월주의로 인해 가족과도 멀어지게 된다. 자신을 두고 “높은 곳에서 침을 뱉는” 위치라고 규정하는 강 사장은 과도한 숭배를 요구하며 “먹지 않으면 먹히는 세상”이라 합리화 한다.
강 사장은 과대평가된 자기상으로 안하무인적인 태도를 보이는 전형적인 자기애성 속성이 외적으로 드러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타인은 나를 칭찬해주고 대단하다고 해주는 거울반응의 공급자이자 내가 하라는 대로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도구적 존재로 보는 인식 때문이다. 그럼에도 늘 부정적인 자기상과 열등감이 자리하기에 언제 그것이 드러날지 모른다는 무의식적 불안으로 타인과의 관계에서 과민반응을 보인다. 이는 곧 자기애성을 보인 강 사장이 위협에 취약하지 못한 성격적 인물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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