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차범석 '계산기'

clint 2019. 5. 26. 10:19

 

 

 

본래 차범석의 작품들은 사회성이 강하다. 사회에 대한 폭넓은 관심은 그로 하여금 변천하는 사회를 그때그때 작품에 수렴하게 한다. 유치진에 의해 밀주(密酒)”로 추천을 받은 그는 지속적으로 리얼리즘을 고집하며 변천하는 현실을 작품에 그대로 담았다. 그의 작품은 제재의 폭이 매우 넓지만 그것들은 대체로 몇 갈래 나누어질 수 있다. 가난한 서민들과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삶, 문명의 발달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과 인간의 소외, 인간의 애욕(愛慾)의 갈등과 정치의 허위성,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과 그에 따른 전통적인 것의 몰락 등이 그가 주로 다루어 온 주제들이다. 그러니까, 차범석이 이처럼 문명 비판적인 작품을 몇 편 썼는데, “성난 기계를 비롯하여 계산기분수가 바로 그런 계통의 작품이다.

 

 

 

 

 

계산기가 전후(戰後)의 실업빈곤 문제를 기계 문명 발전과 관련시켜 파헤친 작품이다

1950년대 후반에 쓴 이 작품은 전자계산기가 도입되어 회사 경리과에서 주판으로 일하는 아버지의 실직이 우려된다고 하는 주위의 소문을 듣고 걱정하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1장에 주요 줄거리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휴학 중인 아들, 그런 아들 대학공부 때문에 중학교만 나오고 집에서 가사를 돌보는 딸, 그리고 아버지 몰래 회사 상사의 부인을 만나서 아버지의 해고만은 막으려고 청원을 하는 어머니... 결국 어머니는 마지막 남은 패물을 팔아 상사부인한테 뇌물을 주고 청탁하려고 아들한테 패물을 주고 팔아오라고 시킨다.

2장은 그날 밤. 평생 술을 안 마시던 아버지가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오고 어머니와 딸은 그런 아버지가 해고되어 괴로워서 술을 마신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는 계장으로 승진되어 축하회식차 직원들과 술을 마신 것이다. 아들과 옆집 여친 미숙과의 로맨스도 있고 재미있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러나 이 작품의 이면에 흐르는 것은 현대 기계 문명에 의한 개인의 소외이다. 이 작품은 인간성의 상실과 그 회복의 가능성을 다루고 있다. , 물질문명으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을 휴머니즘으로 극복하는 차범석 문학의 한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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