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해학극 ‘흥부와 놀부’의 일부분을 새롭게 창작한 이 작품은 시대 배경을 현재화하고 흥부와 놀부 간의 분쟁을 법적 드라마로 전환, 현대 뮤지컬의 화려함과 흥겨움에 고전 마당극의 서민적 흥취를 적절히 조화시키고 있다. 신·구를 대표하는 변호사들의 재치 있는 뜨거운 설전, 흥부 자식 13명이 펼치는 요리 퍼포먼스, 패션쇼, 칵테일 쇼, 북춤 등의 화려한 볼거리 이외에도 곳곳에 통쾌한 세태 풍자가 장치돼있다. 또 포복절도할 웃음 속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감동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근본이 되면서도 점차 희박해져 가는 가족 공동체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작가의 글 - 김태수
경기도립극단에서 매년 지역민을 위해 경기 전 지역을 순회하는 공연용으로 의뢰를 받아 쓴 작품으로 어느 극장에서든 공연이 가능한 이른바 열린 무대이다 남녀노소에 구애됨 없이 누구나가 쉽고, 즐겁고, 편안하게 볼 수 있고 무대와 객석을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소재로 상호의 교류가 가능한 연희극 형태의 극은 말 그대로 놀이마당이자 연극축제이다. 이 극의 원전은 우리의 고전인 흥부놀부전이다. 그것이 오랜 시대를 거치면서 주인공의 관점에 따라 흥부전과 놀부전으로 각기 분리되는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 연극은 고유의 원전을 모티프로 하여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으며 굳이 제목을 따로 붙이자면 ‘형제 전’에 가까울 것이다. 형제간 분쟁으로 인해 서로 맞고소 끝에 출두한 법정에서 형제들의 고성이 오가고 자기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황당하고도 기상천외한 해프닝들이 공연 내내 펼쳐진다. 모든 것이 다 담긴 도가니 같이 전통과 퓨전의 흥미로운 요소와 눈물겨운 감동이 혼합되어 푹 우러난 작품으로 태어났다. 2000년도 작품임에도 아직도 유효한 유머와 재미로 인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시대를 적극 반영한 작품이라는 평가에 힘입어 비교적 연기자들이 많이 소속돼 있는 관립단체에서 다시 한 번 올리고 싶은 연희극으로 추천되고 있다는 건 시대와 의도가 상통했다는 의미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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