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마리아 아이린 포네스 '난 바르게 살고 싶다'

clint 2019. 4. 6. 11:30

 

 

 

남아메리카 어디인지 확실치 않은 어느 군사 독재 국가의 장교 가정에서 이 집 주인 올란도와 세 명의 여자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올란도는 첩보 관계 부서에서 수사 담당으로 주로 고문을 통해 정보를 얻어내는 장교이다. 고문이 지나쳐 사람이 죽기도 한다. 올란도는 처음부터 최대 최고의 권력을 장악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며 그러기 위해서 출세에 지장이 될지도 모르는 성욕을 되도록 억제해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올란도는 거리에서 12살짜리 고아 소녀 니나를 데려다, 처음에는 창고에서 후에는 자기 집 지하실에 가둬놓고 거듭 성폭행을 자행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단조로운 육체노동을 반복하는 하녀 올림피아, 단지 집안 살림을 위해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아내 레티샤도 실은 니나에 못지않게 올란도의 사슬에 묶인 존재들이다. 이들의 굴종적 입장은 독재국가에서 압박받는 국민의 처지와 똑같다. 성폭행을 당할 때마다 고통과 공포에 떠는 소녀에게 올란도는 내가 네게 하는 것은 사랑 때문이야라고 자기행위를 정당화시킨다.

이러한 가혹행위에 대해 니나는 반항적이거나 보복적이기보다는 오히려 기독교적인 겸손한 태도를 취한다. 그리고 그녀는 난 바르게 살고 싶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폭행당하고 강간당하고 그 남자에게 완전히 종속된 니나의 이런 말은 전신을 오싹하게 만든다. 니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폭력은 사회 안에도 기정 안에도 산재해 있다.

 

 

 

 

이 작품은 무대의 마루높이가 5개로 구분되어 있다. 맨 앞쪽이 거실, 거기서 조급 높게 뒤가 식당, 또 그 뒤로 조금 높게 복도. 그 뒤쪽 밑으로 지하실, 계단 위쪽은 창고로 되어 있어 시각적으로 권력의 계층, 힘의 서열 등을 보여줄 뿐 아니라 사교적인 공적인 이야기는 거실과 식당에서, 최대의 포악한 행위는 지하실에서 자행되게 만들었다. 화가출신답게 시각적 무대 처리가 돋보인다.

 

 

 

 

작가 마리아 아이린 포네스는 연극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오비상을 6, 미국 학술원 상(1985) 등을 수상했고 케네디 센터의 미국 국립극장으로부터 희곡 집필의뢰를 받는 등 1985년 이래 상당히 인정을 받는 작가가 되었으나 칭찬의 소리만큼 비난의 소리도 들었고 일반 대중의 호응은 비교적 덜 받고 있다. 그녀는 어떠한 유행을 따르기 위해 작품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일은 없으나 계속 실험을 하면서 또 사색을 하면서 집필하는 작가이다  특히 포네즈는 남성에 의해 왜곡되고 배제되어온 여성 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재정의 하였다. 단순한 성적 대상, 가사 노동자, 심지어 남성들의 재산 등으로 간주된 전통적인 여성상을 전복시키면서 포네즈는 여성들의 변신을 재현하고자 하였다. '권력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다'는 말대로 포네즈는 여성의 몸이 남성에 의한 억압의 장이자 저항 주체가 될 수 있음을 피력하였다. 바르게 살고 싶다에서 올란도로 재현되는 가부장적 질서를 전보하는 저항주체로 세 명의 여성, 레티샤, 올림피아, 니나가 등장한다. 이들이 남성 권력에 대응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들은 가부장적 질서를 전복하고자 탈출을 감행하며 남성 응시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 한다. 레티샤는 남성중심 적 가치관이 내재화되어 올림피아와 니나를 억압하는 듯 하고 니나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자아를 형성한다. 하지만 가장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포한 올림피아를 통해 올란도의 권력에 저항하여 새로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고무시킨다. 또한 여성들 간의 유대가 형성되면서 올란도는 죽음을 맞이하며 가부장적 질서는 전복된다. 포네즈는 두 작품속의 여성들을 통해 모든 여성들이 남성들에 의해 왜곡된 자신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로 잡고 새로운 여성 주체가 되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연극계의 권위있는 '오비(Obie) 상'을 6번 수상한 쿠바 출신 극작가.

 

María Irene Forné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