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토마스 베른하르트 '습관의 힘'

clint 2019. 4. 1. 15:39

 

 

 

습관의 힘1974727일 디터 도른의 연출로 잘츠부르크 축제극으로 초연되었다. 베른하르트의 네 번째 극작품인 습관의 힘1980년 이전에 발표된 극작품들 중에 가장 성공을 거둔 극작품들 중 하나로 간주된다. 초라하고 조그마한 한 곡마단, 이 곡마단의 단장인 카리발디의 캠핑카, 이것이 3장으로 구성된 이 극작품의 무대배경이다. 카리발디는 곡마단 공연이 끝난 후 매일 그의 곡마단 단원들인 곡예사, 단장의 조카인 맹수곡예사, 익살꾼, 단장의 외손녀인 줄타기 소니를 그의 캠핑카로 불러모아 프란츠 슈베르트가 1819년에 작곡한 송어오중주를 연습시킨다. ”위대한 예술이자 ‘’완벽성을 대변하는 이 송어오중주를 완벽하게 연주하려는 카리발디의 습관화된 예술의지와 여기에 대항하는 곡마단원들의 습관화된 반항과 태업으로 인하여 결국은 소란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이 이 극작품의 전체 줄거리이다. 다시 말한다면 이러한 습관화된 힘들에 의해 곡마단의 세계가 어떻게 매일매일 무의미하게 돌아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이 극작품의 주제이다. 베른하르트의 대부분의 극작품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극작품에서도 작가가 선택한 주제에 대한 열정과 미움 사이의 갈등이 다루어진다. 도버슈타인은 슈베르트의 송어오중주의 음악적 구조가 이 작품에 언어로 전환되어 있다는 것을 논증하는 논문에서 이와 같은 두 개의 반대적인 주제들‘“1주제로서 예술 강요와 2주제로서 이 예술 강요에 대한 반항이라 해석하고 있으며, 바르트호퍼는 부담과 습관이 된 한 삶의 출구 없는 악순환에서 몰아대는 사람과 몰리는 사람들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베른하르트의 대부분의 극작품들은 사건진행이 거의 없으며, 플롯보다 언어의 비중이 큰 희곡들이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연기하고 있는 인물에 의해 표현된 말들도 하나의 행위를 의미하며" 이와 같이 사건진행이 없는 것이 현대 희곡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인 변형이다". 습관의 힘역시 시간적 공간적으로 협소한 차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 극작품의 줄거리는 몇 시간 동안 카리발디의 캠핑카 안에서 펼쳐지는 것이 전부이다.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극작품은 두 가지 줄거리가 복선을 이루며 진행된다. 그 하나는 곡마단 공연에 관계되는 곡마단의 일상적인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곡마단 공연이 끝난 후 매일 저녁마다 곡마단 단원들이 송어오중주를 연습하는 모습이다.

 

 

 

 

이 장이 끝날 무렵 손녀가 동장하는 짧은 시간을 제외하면, 카리발디와 곡예사의 대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는 첫째, 카리발디가 송어오중주를 연습하게 된 동기, 둘째, 곡마단 단장으로서 카리발디가 단원들을 어떻게 지배해 왔는가에 대해서, 셋째, 다른 단원들이 카리발디와 곡마단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 표현되어 있다. 곡예사는 지신을 스카웃하려는 프랑스의 한 곡마단에서 보낸 편지를 보여주며 카리발디 곡마단의 쇠락한 현실을 질책하고, 오늘의 연습이 과연 실행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카리발디는 최고의 예술송어오중주를 단 한 번만이라도 완벽한 음악을연습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 완벽한 예술인 송어오중주를 완전무결하게 연주함으로써 카리발디는 침체일로에 있는 곡마단 공연을 연주회로 전환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카리발디에게 있어서 송어오중주는 무조건 도달해야 할 목표이자 수단이며, 이 목표는 그의 곡마단원들의 집중력에 의해서만 가능할 수 있다. 한 음악예술가로 만들기위해 카리발디는 곡마단원들을 끊임없이 연습시키고 머리와 육체를 통제한다. 그 결과 곡마단 단원들은 카리발디가 조종하는 실 끝에 매달려 카리발디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으로 변한다. 그러나 송어오중주높은 예술의 연습이 필연적으로 실패로 끝날 수봐에 없다는 간접증거들이 도처에서 보인다. 카리발디의 첼로연주가 괄목할 만큼 그 회수기줄어든 반면, 그의 예술의지에 방해요인들이 증가한다. 곡마단원들의 이러한 태업내지 반항은 이 곡마단에 상존하는 위계질서와 무관한 행위들이다. 심지어 제일 밑의 위계에 있는 손녀조차 웃음을 무기로 삼아 카리발디의 절대적인 독재에 반항하며, 맹수곡예사는 계속적으로 부상을 당하고 익살꾼은 카리발디의 강요로 배운 곡예로써 저항한다. ‘송어오중주의 연습이 하나의 소동으로 실패하는 과정이 청각적 요인과 제스처적인 요인이 합쳐져서 불협화음의 절정장면이 연출된다. 곡마단 공연이 끝난 후 카라발디, 곡예사, 손녀 그리고 익살꾼이 차례로 자신의 악기들을 켠다. 처음엔 조율되지 않은 현악기의 음들이 산발적으로 울려 퍼져 소음으로 증폭하고, 점차적으로 귀로 들을 수 없을 정도의 신경질적인 음으로 변한다. 마지막 장면은 지칠 대로 지친 카리발디가 내일은 아욱스부르크라는 말을 하고 옆에 있는 라디오를 켠다. 이때 라디오에서 송어오중주. 다섯 소절이 울려 나오며 이 극작품은 끝난다.

 

 

 

 

 

습관의 힘은 베른하르트가 희극"이라 밝힌 극작품이다. 이 극작품에서 희극적 요인들은 언어적인 변에서 뿐만 아니라, 청각적이고 제스처적인 언어 외적인 요인들에도 많이 내재해 있다. “실제는 하나의 비극인 것이 외부세계에서 보면 하나의 희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