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내일 막을 올리는 연극 ‘九死一生’의 마지막 리허설이 시작된다. 하지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리허설은 중단 되고 제작비를 보충 하려고 극단의 대표가 잠시 극장을 새로 생긴 시민단체에게 빌려 주는 바람에 연극의 개막을 하루 앞둔 극장에서 이 단체의 창단식이 열리게 된다. 이름 하여 “직업의 귀천이 없는 세상 만들기 시민 연대 창립식”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각계의 직업군중 엄선된 심사를 거쳐 참석하는 각계의 대표 10명이 개개인의 고뇌와 삶의 힘겨움을 이야기하며 해마다 한명씩 뽑히는 ‘자랑스러운 일꾼’상을 받기위해 스스로 자신을 끝없이 추락시키며 진정 자신들이 이 사회에서 九死一生으로 살아남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음을 항변한다. 하지만 정작 온다던 단체의 대표와 노동부장관은 감감 무소식이고 그 와중에 개막을 앞두고 세트와 조명등을 체크하는 극단의 식구들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두 세력은 갈등을 빚는다. 결국.. 극단의 식구들과 시민연대의 참가자들이 멱살잡이까지 가는 상황에서 세트는 무너져 내리고 극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는데, 그러나 이 마저도 리허설의 일부분처럼 모두가 커튼콜 연습으로 끝을 맺고 극장 밖으로 퇴장하며 막이 내린다...
가난한 극장에서 첫 공연을 앞두고 한 시민단체에 무대를 빌려주며 벌이지는 일을 소재로 했다. 각 단체의 대표와 그 안의 인간 군상들의 뒤엉킨 관계 속에서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의 글
나는 무엇보다 특별한 것이 바로 연극이고 희곡 이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 물론, 따지고 들자면 세상에 특별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와 어두운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며 기대하는 것은 분명히 그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평범함의 나열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연극을 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언제나 연극은 우리가 꾸는 꿈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언제나 그럴듯해야 하며 어리숙하거나 변명의 여지가 많아서도, 작품이 아닌 말로 해설을 덧붙여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는 모든 게 가능한 꿈처럼 여겨지더라도 실제로는 많은걸 포기해야한다. 많은 연극인들과 희곡 작가들은 우리의 작업을 단순히 직업이라고, 또 해야 하는 일거리라고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이 희곡은 높은 경쟁을 뚫고 예술제 공식 초청작이 되었지만 막상 공연은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혀 다르게 각색되어 연극지에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악평올 토해내며 정리 되었다. 공연이 끝난 지 한 계절이 바뀌고 또 해가 바뀌어 가지만 아직도 난 이 작품의 상처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나는 공연의 책임을 극단과 참여자들에게만 돌리려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글쓰기 보다는 다른 것들에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하는 연극. 작가는 작품의 질과 상관없이 처음부터는 꽃이 될 수 없나 보다. 짓밟히면서도 살아남기 위해선 잡초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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