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윤대성 '혁명과 사랑'

clint 2018. 8. 15. 09:33

 

 

 

 

 

혁명과 사랑은 노사분규와 파업에 얽힌 현실 문제를 다룬 보기 드문 사실극이다. 젊은이들의 순수한 민주화 투쟁과 노동자 옹호운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혁명이라는 명분을 등에 업고 정치적인 야망을 달성하려는 조직이 암약하는 모습을 대조적으로 부각시켰다. 말하자면 혁명의 순수성과 목적성, 선악(善惡)의 이중성을 다룬 것이다. 통기타 노래를 통해 정열과 의지에 넘치는 작품의 분위기를 살린 것도 이채롭다.

데모로 1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는 박명일을 가족과 대학생 친구들이 맞는 데서 이 작품은 시작된다. 그는 소위 운동권학생으로 제적생이 된 처지이다. 그의 앞에는 노학 (노동자와 학생)연계 투쟁에 가담하라는 새로운 지령이 내린다. 그는 보이지 않는 배후의 조직과 지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신종의 규율에 일면 불쾌해 하면서도 자유 민주 평등 이라는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을 포기하지 않는다.

부친이 경영하는 회사의 노사분규에 자진해서 뛰어드는 데서 그의 투쟁은 현실화 된다. 배후가 조종하는 노사분규인 줄 알고 있는 그는 완고한 아버지를 설득해서 타협을 선언하도록 한다. 노조위원장의 무고한 분신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위원장은 온몸에 불이 붙어 상처를 입는다. 명일은 불씨를 던진 배후의 사나이를 친구들 앞에서 과감하게 때려눕힌다. 조직의 순종자로 오해해서 한동안 명일을 기피했던 애인 소연이 마지막 장면에 나타나자 두 사람은 혁명적인 결혼을 선언하고 호텔로 직행한다. 주인공 청년의 성격을 선명하게 형상화시킨 것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윤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