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연극은 온달장군이 아차성 전투에서 숨을 거둔 후 평강공주의 독백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우리가 평강공주에 대해서 아는 내용과는 매우 달랐다. 극 중에서 평강공주는 자신의 자아를 찾아나가는 매우 용감한 여성으로 나오는데 남근에 대표되는 남성 중심적인 사고에서 많이 벗어난 인물로 그려진다. 그 시대의 어울리는 여성상인 뜨개질하고 남편을 뒷바라지 하는 인물로서가 아니라 혼자 숲속을 헤매며 피리를 부른다든지, 우연한 성경험으로 가진 아이를 낳는다든지 끝내는 남성중심의 구조를 벗어나려고 거대한 음경을 가진 부왕을 떠난다. 극 중에서 바보온달은 자연의 이치를 알며 사랑과 공존의 미덕을 선험적으로 알고 있는 인물로 묘사가 된다. 즉 그 시대의 남성상인(그러나 아직도 맥맥히 흐르는) 전투적이고 저돌적이며 남을 짓밟으면서 자신의 지위를 차지하려는 남성과는 다르게 그려지는 것이다.
이 연극은 고구려의 시대적 배경과 남성중심주의에서 탈피해가는 현대의 모습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마치 지금 우리얘기를 생생히 하는 듯 느껴졌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던 평강공주의 이야기를 180도 회전시킴으로서 하나의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것도 흥미롭다.

작가의 글
이 작품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전하는 고구려 징수 온달과 고구려 평강왕의 딸이었던 공주, 신라 지중왕의 기록을 소재로 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온달이 신라군의 화살에 맞아 죽어 장사를 지내려하니, 영구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공주가 다가와 관을 어루만지며 위로의 말을 전하자 비로소 관이 움직여 장사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멈춰 선 온달의 영구와 이에 대면한 평강공주’, 이 글은 이러한 기록의 지점을 극적상황으로 수용하여 일인 극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그 외의 극적 상황이나 인물의 정황, 인물 간의 관계 등은 역사적 기록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변용하였다. 이 글의 정황이나 성격을 구성하는 데 근본이 되었기에 적어둔다. 또한 평강공주의 성격을 구축라는 데에는 고구려 동명성왕(東明聖王)의 어머니였던 유화에 대한 기록도 변용하여 수용하였음을 더불어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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