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작 <뤼시스트라테>의 다른 버전 연극 <여성반란>은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다. 미래의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벌이는 가상현실에서 남북의 여성들이 손을 잡고 남성들에게 잠자리를 거부함으로써 결국 그 지겹고 비생산적인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루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전쟁’이라는 긴장된 소재를 ‘성(性)’이라는 또 다른 긴장된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 등을 해학으로 풀어낸다. 시공간은 달라도 성(性)에 대한 애착은 변하지 않는다.
한창 전쟁 중인 한국의 남과 북. 이희수 여사는 대한민국의 남자들이 이제 그만 전쟁을 멈추고 평화협정을 맺게 하기 위해 남자들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대한민국의 여자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한다. 그녀에게는 이 끔찍한 전쟁을 그칠 수 있게 하는 묘안이 있으며 그 위대한 일은 오로지 여자들만이 할 수 있다고 하는데...

2천 년 전 그리스의 도시 국가들이 벌이는 전쟁은 남한과 북한의 분단 상황으로 설정했고, 아테네의 신전으로 전쟁자금이 보관되어 있는 아크로폴리스는 남한의 비밀무기 연구소로 대체했으며, 그 장소를 점거하는 여성들의 대표자(뤼시스트라테: ‘전쟁을 그치게 하는 여자’)가 이희수 여사로 바뀌고 남자 코러스 장과 아테네 관리 역할은 내무부 장관, 외무부 장관, 국방부장관 등 캐릭터에 다양함에 변화를 주었다.

※ <뤼시스트라테>는 어떤 극?
희랍의 희극 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작품으로 도시국가의 그리스 여인들은 뤼시스트라테의 주도하에 남자들에 대한 성 파업을 일으킨다. 동기는 여자들의 전쟁 혐오이며, 목적은 성 파업을 통해 남자들에게 평화에 대한 각성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다. 흥미로운 점은 성 파업 도중에 나타나는 여자들의 반응과 그 이후에 일어나는 남자들의 반응이다. 성 파업을 벌이자는 뤼시스트라테의 주장에 대한 여자들의 불평, 막대한 전쟁 자금이 보관된 아크로폴리스에서 점거 농성을 하던 중 남자 생각에 농성장을 빠져 달아나다 붙잡힌 여자들의 궁색한 변명, 우스꽝스럽게 몸이 뒤틀어지는 남자들의 성적 허기증, 여자들의 성 파업에 굴복한 남자들의 평화조약 체결 등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오늘날의 희극적인 웃음의 현재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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