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진보적인 성향의 모렐 목사는 단지 인간의 영혼을 구제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실의 삶에서 가난하고 못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데 봉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는 아내인 캔디다를 극진히 사랑하며 그가 누리는 이 행복에 대해 항상 빚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봉사활동에 투신해오고 있다. 어느 날 여행에서 돌아온 아내 캔디다는 18세의 소년 시인 유진을 대동하고 나타난다. 유진은 모렐이 다리 밑에서 노숙하던 불쌍한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집에 데려와서 알게 된 소년이다. 그러나 알고 보니 유진은 부유한 백작의 아들로서, 일류대에 진학하라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고 문학에 심취하자 부모의 버림을 받고 거리를 떠돌았을 뿐이다. 그런데 이 나이 어린 유진이 중년의 목사에게 느닷없이 사랑의 도전장을 던진다. 자기는 모렐의 부인인 캔디다를 사랑하며 무엇보다 그녀를 이해하며 캔디다 역시 자기를 이해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모렐은 처음에는 유진의 도전을 철부지 어린 소년의 문학적 환상일 뿐이라고 여겼으나 점차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특히 아내인 캔디다가 자기의 종교적 사회적 신념을 냉소적으로 비판하기에 이르러 모렐은 심각한 자기정체성의 위기에 봉착한다. 마침내 유진은 캔디다 앞에서 심판을 받기로 작정한다. 캔디다로 하여금 둘 중의 한 사람을 선택하라고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요구를 받은 캔디다는 두 사람에게 각자 선택의 대가로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가를 묻는다. 마침내 캔디다는 둘 중에서 약자(弱者)를 선택하겠노라고 대답하며, 모렐이 선택받지 못했다고 절망할 순간에 그녀의 선택은 모렐임을 밝힌다. 모렐은 절망의 늪에서 구원을 받았다고 느끼고, 오히려 선택받지 못한 유진은 용기 있게 집을 나선다. 그야말로 ‘행복’하기를 바라는 삶의 환각을 떨치고 비로소 어른으로서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한 것이다.

버나드 쇼는 영국 현대연극의 아버지로 일컬어진다. 현대 연극이라면 사실주의 (realism) 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사실주의와 희극이 도대체 궁합이 맞는 것인가? 희극은 가장 인위적인 수법으로 과장되게 인생을 그리는 반면 사실주의란 문자 글대로 사실성에 충실한 게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기성 도덕의 가장 예민하고도 핵심적인 가정 윤리 (family morality)라고 할 수 있는 여필종부(女必從夫)의 미덕을 헌신짝 팽개치듯이 내동댕이 친 캔디다가 인류 최초의 해방된 여성 (liberated woman)으로 탄생되는 희극이라 하겠다.

버나드 쇼가 그린 불후의 연인상 <캔디다>는 (1897 공연) 영국 연극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되고 있다.
십여년을 같이 살며 아무리 꽉 막힌 목사라 하더라도 같이 사는 아내가 이처럼 혁명적인 사상을 지닌 인물인 줄 여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놀랄 점은 주인공 모렐 못지않게 이 연극을 보러 온 관객들일 것이다. 믿고 디디고 서있던 친숙한 세계가 발 밑에서부터 무너져 내리는 순간과 그 결과는 과연 어찌 될 것인가….

조지 버나드 쇼
영국 현대 연극의 아버지
아일랜드의 극작가 / 문학 비평가. 아일랜드 더블린 출생.
1925년 노벨문학상 수상 (인간과 초인), 1938년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
영국 현대 연극의 아버지로 알려진 죠지 버나드 쇼는 영국에서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평가 받는 극작가이며 셰익스피어 못지않은 많은 희곡을 남겼다. 쇼는 도덕적 열정과 지적 갈등 및 논쟁이 담겨 있는 극을 발전시켰으며, 풍속희극을 재생시키고, 상징적 소극과 이단적인 극을 과감히 시도함으로써 그의 시대 이래로 연극의 개념을 새롭게 형성했다. 몽상가이며 신비주의자인 쇼의 작품에는 도덕적열정에 관한 철학이 스며 있다. 쇼는 스위프트 이래로 가장 신랄한 격문의 저자였고, 영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악평론가였으며, 그당시 가장 탁월한 극비평가였다. 또한 정치학·경제학· 사회학에 관한 비범한 연사이자 평론가였고, 가장 많은 편지를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대담한 비평적 관점을 많은 다른 관심분야에까지 확장하여 그가 살았던 당시의 정치적·경제적·사회학적 사상 형성에 기여했다.
대표작: 인간과 초인 (Man and Superman), 홀아비의 집 (Widower’s Houses),
워렌 부인의 직업 (Mrs. Warren’s Profession), 캔디다 (Candida),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Caesar and Cleopatra), 악마의 제자 (The Devil's Disciple),
성녀 존 (Saint John), 메투셀라로 돌아가라 (Back to Methuselah) 外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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