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막극 "결혼피로연"은 제작년대로 보아 체홉의 후기작품이지만 그 테마는 소위 전기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것은 전기의 단편에도 이것과 같은 내용의 작품이 수편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 희곡을 막론하고 초기의 체홈작품 밑바닥에는 깊은 비애가 깃들고 표면에는 미소라 할까 가벼운 명랑성이 흐르고 있었으나 <이와노프>(1888) <우울한 이야기>(1889) 를 계기로 점차 반대경향으로 흘러, 미소는 속에서 하느적 거리고 절망적인 우수를 표면에 뚜렷이 드러냈다고 보겠다.
체홉 작품의 특색이라 할 이것이, 즉 소설면에서 일단 속에서 잠재하던 명랑성이, 만년에, 희곡의 형태로 다시 표면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 또한 이 희극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것은 체홉의 인간을 음미하기에 흥미 있는 사실이다."결혼식" 은 그의 단막극 "곰" "청혼" 처럼 어떤 뚜렷한 암시, 말하자면, 여성관 내지 인생관 따위를 엿볼 수 있는, 그런 완벽한 일품은 되지 못하지만, 그러나 이처럼 비극적 소재에다 극적인 생명을 부어 넣었다는데 심히 경탄하여 마지않는 바다, 아마 체홉의 인간성과 그의 예술적 민감성, 그리고 자연 과학자로써의 냉철한 관찰안(眼)에 기인되는바 크다고 보겠다. 새삼스러히 여기서 세계 연극사에 소위 정극(靜劇) 또는 기분극이라고하는, 한 유파의 원천을 이룬 체홉을 왈가 왈부 할수 없으나 하여튼 체홉이 나타내려고 한 것은 소연한 시건이 아니라, 하나의 기분 이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체홉의 기분을 단순한 시적인 情調라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다. 인간 생활에 대한 깊고 넓은 암시가 있는 것이다. 상징이 있는 것이다.

<결혼 피로연>은 체홉이 자신의 단편 소설<장군님과 함께 한 결혼 피로연>(1884), <결혼 시즌>(1881), <정략 결혼>(1884)을 각색한 단막극이다. 이 작품은 1889년 10월에 장착되어, 1890년 4월에 검열기관의 허락을 받아 여러 극장에서 공연되었고, 1902년에 출판되었다.
<결혼 피로연>은 체홉의 풍자 정신과 피반의식이 강도 높게 형상화된 단막극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작품은 진정한 사랑이 아닌 이해 관계로 성립된 결혼과 그 피로연에 모인 여러 인간들의 비속한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좋은 조건의 남자와 결혼한 여자의 집 결혼피로연중 벌어지는 이야기를 희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러시아 시골마을.. 결혼식날이다. 여가수도 초청되고 고위 장군도 초청한 14급 공무원 (신부측)이 주최하는 결혼식 피로연장이 주 무대이다. 여러 등장인물로 정신이 없지만 하나하나들여다보면 그 개성이 체홉답다. 신부의 아버지는 술 마시기에 정신이 없고 여가수를 스토킹 하다시피 쫒아다니는 야찌, 먼저 결혼하는 사위가 장모에게 마치 자기가 빌려준 돈을 받는것 처럼 혼수금을 요구하고 장모는 버릇없는 사위를 좋아하지 않지만 좋은 조건이라는 것 때문에 딸을 시집보내는 것을 보면서 사랑보다 조건을 중시하는 당시의 세태를 풍자하고 (지금도 마찮가지지만), 사위와 장모가 지위높은 장군을 결혼피로연에 초청하기위해 중개인에게 돈을 주며 장군을 초청하는데 나중에 도착한 장군의 신분이 퇴역한 중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중개인이 그 돈을 가로챈 사실이 밝혀지면서 결혼피로연은 아수라장이 되고 마는데 이를 통해서 돈을 써서라도 고위층과의 관계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저속한 모습을 풍자 한다. 어느 평론가는 이 작품이 19세기말의 러시아 자화상이며 부르주아의 몰락과 중산층의 비애를 그렸다고 하나 작가는 누구를 비난하거나 좋게 표현하는게 아니라 단지 그런 상황에 처한 인생의 단면을 재미있게 개성있게 표현한것 같다.. 그리고 해석이나 여운은 각자가 느끼면 될 것이다.

2011년 한양극회 들꽃의 체홉 단막극 워크숍공연인 '체홉과 함께하는 즐거운 저녁'에 이 작품이 공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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