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막으로 구성된 <백양섬의 욕망>이라는 제목은 1980년 극단 자유에 의해 초연된 적이 있는 이탈리아 작가 우고 베티의 작품.
극단 바람풀에서도 <산양섬의 범죄>의 제목으로 공연되었다. <욕망의 섬>으로도 공연됨.

욕망의 섬, 그 외딴 섬에 살고 있는 세 여자. 아가타, 삐아, 실비아.
대학교수였던 남편과 결혼, 스스로 알게 되는 여성으로서의 욕망과 질투를 이겨내지 못하고 아무도 없는 이 섬으로 남편을 데리고 왔던 아가타. 하지만 그녀는 남편을 전쟁터에서 잃고 혼자 살게 된다. 이때 나타나는 삐아, 그녀는 아가타 남편의 여동생으로 적극적인 여성이다. 그 적극적인 성격은 세상의 남자들에게 배신당하는 아픔으로 다가오고 결국 남자들과의 싸움을 포기한 체 이 섬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아가타의 딸, 실비아 그녀는 엄마의 외로움 때문에 그 외로움을 보상해주기 위해 이 섬에서 살게 되고... 그저 하루하루를 권태 속에서 살아가는 세 여자. 이들에게 커다란 변화가 닥치게 된다. 그것은 다름아닌 앙제로의 등장이다.

아가타 남편과 같은 포로수용소에 있던 그는 수용소 생활 중에 이 세 여자 그리고 욕망의 섬에 대해 알게 된다.
이에 강한 호기심을 일으키는 앙제로는 단지 욕망의 섬을 향해 탈출을 시도한다. 욕망의 섬에 나타난 앙제로. 그는 세 여자를 교모하게 시험해 본다. 그 결과 예상대로 가장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쉬운 상대로 아가타를 고른다. 그녀의 강한 부정은 쉽게 부러지고. 삼개월이라는 생활은 앙제로에 의해 지속되게 된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인해 스스로 앙제로에게 몸을 던지는 삐아. 결국 앙제로는 자신의 계획대로 모든 것을 충족시키게 되는데... 그런 그에게 진실이라는 단어와 사랑이라는 단어가 다가온다. 바로 실비아에 의해. 욕망이라는 것을 모르는 실비아, 그녀를 마지막으로 갖게 되는 앙제로. 그러나 실비아는 앙제로라는 첫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 사랑은 임신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 사실에 고통스러워하던 실비아는 이 섬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그 순간 앙제로에게 강하게 다가온 실비아에 대한 사랑. 그래서 앙제로는 실비아를 따라 가려 하지만. 이 추악한 사랑의 고통을 잊고 싶은 실비아는 앙제로를 향해 총을... 이때, 그 위기를 벗어난 앙제로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책하고 결국 그들의 삶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아가타에게는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새 출발이었다. 그녀는 앙제로가 실비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끝났다고 판단한 아가타는 앙제로가 우물에 내려간 사이에 밧줄을 풀어버리고 우물에 갇힌 앙제로가 우물에 내려간 사이에 밧줄을 풀어버리고 우물에 갇힌 앙제로, 하지만 그는 실비아만을 찾을 뿐이다.
이 질투는 살의로 변하게 되는데 이를 눈치 챈 실비아와 삐아는 앙제로에게 밧줄을 던져주려 한다. 그 순간 앙제로의 추악함이 드러나고...
살기 위한 마지막 시도는 아가타에 의해... 결국 우물에 빠져 죽는 앙제로. 뱃고동 소리와 함께 삐아와 실비아는 이 욕망의 섬을 떠나고 우물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는 아가타. 그녀는 우물에 밧줄을 던지며 앙제로를 찾는다. 그러나...
“이제 겨우 우리 둘이 남았어요”라고 외치는 아가타의 모습은 처절하게 무너지고 만다.

원작 깊이를 못 따른 ‘벗기기 연출’ - 극단 서전의<욕망의 섬>극단 서전의<욕망의 섬>을 광고하는 포스터는 그림 그대로 벗기기의 대표주자격이었다. 연극의 벗기기 경향과 작품 완성도를 타진해 보기 위하여 바탕골소극장으로 향했다. 포스터의 에로스적 정경에 끌렸는지 30도 무더위의 오후 공연에도 관객이 가득했다(그만큼 냉방은 잘 되어 있고, 이제 벗기기의 에로스에 대한 기대만 충족시키면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작품은 전혀 벗기기식 상업주의 작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 아이디어가 관객들의 벗기기 욕구를 역이용한다. 따라서 연극이 벗기기 상술로 관객에게 영합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관객들의 허점을 노린 이런 류의 연극 공연기획에 관객이 한 대 얻어맞는 것도 오늘날의 세태 속에서는 서로 물고 물린다.
<욕망의 섬>은 성적 본능을 자극하는 제목이다. 그러나 원작은 이탈리아 극작가 유고 베티(Ugo Beth)의<염소의 섬>. 10여 년 전 자유극장이 공연했을 때는<백양섬의 욕망>이었다. 따라서 극단 서전의 이번 공연은 일종의 리바이벌인데 벗기기 경향이 가세된 것뿐이다.
<욕망의 섬>은 어쩌면 제물(祭物)로서의 여인들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본능을 드러내고 다니는 남자에 대해서 여성들은 본능을 감춘다. 그 감추어진 성본능은 음습할 수도 있다. 이 섬의 세 여인인 미망인 아가타(오유선), 그녀의 동생 피아(홍세연), 그리고 아가타의 딸 실비아(김선애) 가운데 가장 순진한 것처럼 보이는 딸은 임신하고 피아는 옷을 벗고 미망인은 정부를 우물에 빠뜨려 죽인다.
세 여인에게 공통된 것은 서로의 질투어린 경쟁심리이고 고통스러운 것은 비극적 소유욕이다. 그런 본능은 외진 섬생활이라는 소외에서의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피아와 실비아는 마침내 섬을 떠나고 미망인은 남자를 죽인 우물에 남는다. 어쩌면 그녀의 집념이 가장 강했을 것이다. 섹스의 본능이 유폐당한 이 섬에 느닷없이 나타난 앙제로(이찬우)라는 사내는 사내들만의 수용소에서 터질 듯한 성본능을 자극받아 미망인 남편의 임종 소식을 듣고 온 야생마이다. 그에게는 윤리나 도덕의식이 없이 그저 뻗쳐 오르는 본능의 발산만이 있다. 본능의 순화는 없고 본능에 대한 지적 성찰이 없는 사나이는 짐승이다. 그런 짐승은 응징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그는 그 죄의 인과응보로 우물 속에 유폐되어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그런 정황설정은 ‘욕망의 섬’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잠재적 욕망의 표출을 그린 심리극이기 때문에 그 에로스의 극적 표출이 세 여인에게서 그만큼 억제되어 제각각의 분위기로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 더욱 섬세한 연출(박계배)적 배려가 필요했다. 재능 있는 이찬우도 그저 튀는 역할이었고, 세 여인의 개성도 에로스적 표출도 더 스며들 듯이 다져져야 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극단 서전 자체가 벗기기 연극의 세태에 너무 민감했던 것인지 모른다.

우고 베티 (Ugo Betti, 1892~1953)
20세기 초반 루이지 피란델로 이후 최고의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이탈리아 극작가. 법학을 공부하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독일군에게 감금되어 있는 동안(1917~18) 시를 써서<사려 깊은 왕(Il re pensieroso)>(1922)이라는 시집을 냈다.
전쟁이 끝난 뒤 1920년 로마에서 행정관이 되어 1930년 법관으로 올랐으며, 1944년 사법부의 사서가 되었다. <사려 깊은 왕>외에 2권의 시집과 3권의 단편소설, 1권의 장편소설, 잡문 및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26편의 희곡을 쓰면서 법률 활동을 소홀히 하게 되었다.
첫 희곡인<여주인(La padrona)>(1927 초연)은 반응이 엇갈렸지만 그 뒤 자연재해와 집단범죄를 다룬<Frana allo scalo Nord>(1933 초연)와, 사랑과 복수에 관한 격정적인 비극<Delitto ll'Isola delle Capre>(1950 초연), 연민과 자기희생을 강하게 옹호한<La regina e gli insorte>(1951 초연), 법원을 세계 구원의 상징으로 나타낸<도망자(La fuggitiva)>(1953 초연) 등의 희곡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사법 공관에서의 부패(Corruzione al palazzo di giustizia)>(1949 초연)는 어느 비양심적인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위에까지 올라갔으나 자신의 죄를 깨닫고 자기 자신을 재판에 회부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비판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1950년대 초 파리 공연을 계기로 국제적인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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