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아베 코보 '친구들'

clint 2018. 5. 18. 07:07

 

 

 

 

 

독신 생활을 즐기는 한 남자의 아파트에 이웃 사랑을 가르쳐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깨닫게 해 주겠다며 8명의 가족이 침입한다. 어느날 밤 결혼을 앞둔 독신 남자가 사는 아파트에 아홉명의 낱선 일가족이 들이닥친다. 그들은 서서히 남자를 곤경 속으로 몰아세웠고 얼떨결에 그들을 집에 들어오게 했던 남자는 나중에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경찰도 불러보고 몸으로 저항도 해보지만 낯선 침입자는 막무가내로 집안을 휘저어 놓는다. 일가족은 성격도 8인 8색이다. 엉뚱한 짓만 하는 할머니, 중재역을 맡는 듯한 아버지, 아파트 주인인 남자를 걱정하는 듯한 어머니, 남자의 뒷조사를 해온 듯한 장남, 남자에 대해 묘한 관심을 나타내는 장녀 등등 제각기 역할과 성격이 다르다. 겉으로는 선의와 이웃사랑을 내세우며, 저항하는 남자를 몰아세우는 가운데 남자는 감금 아닌 감금상태에 처하게 된다. 휴머니즘이라는 미명아래 폭력적인 상황이 증식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주인공을 독살시키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할머니와 부모, 다섯 남매로 구성된 이들 가족은 내달 약혼자와 살림을 합치기로 한 남자의 사생활에 끼어 들어 경제권마저 장악하고 마는데, 한편으로 가족의 장남은 남자의 약혼녀마저 남자에게서 떼어 놓게 된다. 한 남자와 사랑을 전하는 거리의 천사라고 자칭하는 8명의 가족들이  2주 동안 함께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이해, 질투와 사랑, 이기적 관심과 참견이 불러 온 불행한 이별을 다룬 Black Comedy이다.
한 인간의 인격과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는 현실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어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의무와 획일성을 강요받고 있다. 아베고보의 ‘친구들'이라는 작품은 공동체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리고 한 부품으로 전락하고 마는 인간과 튀어나온 못은 뽑아버린다는 논리인 공동체의 모습을 비꼰다

 

 

 

 

<친구들>는 한밤중에 주인공의 아파트에 낯선 침입자 9명이 쳐들어와 정착하기까지의 이야기다. 그들은 "실례합니다"며 우르르 집안으로 들어온다. 주인공은 당황해서 "왜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오느냐"고 항의하자 침입자들은 민주주의의 원리인 다수결 원칙으로 투표를 하고는 침입자들의 집임을 내세운다. 이를 반대하는 주인공을 “파시스트”나 “폭력범”으로 몰아 부치고, 나중에는 주인공의 노동력마저 철저히 착취하고 혹사시킨다. 주인공 대항을 해보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그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은 물론 경찰에게 알리지만, 함께 거주하는 침입자들을 친구로 생각할 뿐 여하한 조처도 취해지지 않는다. 주인공에게는 약혼한 여인도 있었지만, 그 여인마저도 주인공의 생활을 보고 결혼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침입자들 중 여인들은 주인공을 유혹해 몸을 밀착시키기도 하니, 대단원에서 마음과 몸이 지칠 대로 지친 주인공은 결국 자살의 길을 택하고 만다.

아베 코보는 민주주의는 민주화에 의해 공동체가 개선되어가면서 동시에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생활이 존중되어야 하는데,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라는 원칙하에, 다수에 의한 독재 또는 다수의 연대 의해 개인의 삶과 생활이 결정되는 현상을 이 희곡을 통해 통렬히 풍자했다.

 

 

 

 

아베 코보(安部公房 1924~1993)의 본명은 아베 기미후사, 코오보는 필명이다. 개인의 고독을 강조하기 위해 기괴하고 우화적인 상황을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의사인 아버지가 만주 펑톈[奉天]의 의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해 어린 시절을 펑톈에서 보냈다. 어렸을 때는 곤충채집과 수학을 좋아했으며 도스토예프스키·하이데거·야스퍼스·카프카·니체·포의 글에 관심이 많았다. 1941년에 일본으로 돌아가 1943년 도쿄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에 만주로 다시 가 그곳에서 종전을 맞았다. 일본으로 송환되어 1948년에 의학부를 졸업했지만, 의사로 일한 적은 없다. 시를 쓰기 시작해 1947년에 〈무명시집 無名詩集〉을 자비로 출판했다. 1948년에 나온 장편소설 〈끝난 길의 표지로 終りし道の標に〉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음으로써 작가로서 명성을 확립했으며 1951년 〈벽-S·카르마 씨의 범죄 壁-S·カルマ氏`の犯罪〉로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을 수상했다. 주요 소설들은 대부분 카프카적이라는 평을 받았는데, 대표작으로는 영화로 각색되어 국제적인 성공을 거둔 〈모래의 여자 砂の女〉(1962)를 비롯하여 〈제4간빙기 第四間氷期〉(1959)·〈타인의 얼굴 他人の顔〉(1964)·〈불타버린 지도 燃え付きた地圖〉(1967)·〈상자 사나이 箱男〉(1973)·〈밀회 密會〉(1977) 등이 있다. 그가 쓴 많은 희곡들은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친구 友達〉(1967)를 비롯한 몇 작품은 영국과 미국 호놀룰루에서도 공연됐다.

또한 도쿄에 자신의 극단을 운영하며 시즌마다 그 극단을 위해 희곡을 썼다. 정치적으로는 좌익이며 한때 일본공산당 당원이기도 했는데, 1956년에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쓴 통렬한 현지 취재기사를 책으로 펴낸 뒤 일본공산당에서 제명됐다. 

도쿄부, 기타토시마군 (현재의 도쿄도 키타쿠) 출생. 소년기를 만주에서 보냈다. 고교시절부터 독일의 시인 릴케와 철학자 하이데거에 심취했으며, 전후 부흥기에 다양한 예술운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르포르타주 등을 익히는 등, 작품의 폭을 넓혀 미시마 유키오와 함께 제2차 전후파 작가라 칭해진다[ 작품은 해외에서도 높이 평가되어 30개국 이상 번역 출판되었다. 극단 '아베 코보 스튜디'를 세워 배우를 육성했으며, 자신이 연출한 무대로도 국제적인 평가를 받았다. 말년에는 노벨 문학상 후보감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