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극작가 J. 오즈번의 희곡. 1956년 5월, 영국무대협회에 의해 런던 로열코트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처음에는 조용하게 출발했으나 곧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18주간의 장기흥행을 함으로써 신진 극작가 배출의 계기가 되었고, 또한 <성난 젊은이들>이라는 문화현상의 시발적인 역할을 했다. 남녀의 삼각관계를 다룬 3막의 사실주의연극이라 종래의 형식 그대로의 틀 속에서 주인공인 지미 포터는 완전히 새로운 전후시대 타입의 등장인물로서 파격적이며 신선한 매력을 가진다.
3류대학을 나와 시골마을에서 이동 과자점을 하며, 영국 과거의 영광을 선망 또는 비난하고, 지지 또는 타도할 만한 대의명분이 없는 현대를 저주하며 자신이나 처를 사랑 또는 증오하는 등 여러 가지 모순에 고뇌하는 지미의 말은 당시 사회적 감정의 배출구였다.

성난 얼굴로 돌아 보라에 대한 단상>의 무대 배경은 5월 어느 단칸방으로 설정 되어있다. 몇 평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은 5월의 따듯한 분위기 보다 오랜 장마로 어둡고 음침하고 고약한 냄새가 풍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사회의 안정된 삶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는 주인공은 이유 없는 적개심으로 주변 사람들을 상처주고 거기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그들의 생활은 비난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질서를 부정하며, 인간과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대해 비록 반기를 들고 나서지만 그들의 가슴속에는 정의와 그들만의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살지만 결국엔 이 주인공에게 동정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이 시대의 도덕의식과 인간형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자기가 만든 세계에서, 그는 덫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로 그려지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공허한 그는 옳고 그름 조차 불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성을 잃어 간다. 그 공허감을 풀기위해 스스로 만든 고립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분노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조차 그런 그의 모습은 잔인하게 나타나고 있다. 별 의미 없는 일상 속에서 별 희망도 없는 20대 실업자의 분노로 가득 찬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의 갈등을 풀기위해 만든 환상의 세계에서 그를 빼내줄 그 무엇인가가 있기를 기대할 뿐, 작품 속에선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갈 곳을 잃어 방황하는 20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의 분노가 한 순진한 여인을 파괴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자기 연민과 자아 파멸에 애착을 느끼는 젊은 연인. 이것이 이 작품의 주제이다. 해결 방법이 없는 미궁 말이다.

스페인 내전, 2차 세계대전 등 세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싸우던 1930∼1940년대 영국 젊은이들과 달리, 종전 이후 재편된 세계 질서 속에 남은 젊은이들은 이제 자유 같은 근사한 명분이 아니라 참전 후유증이었던 경제난과 싸우며 ‘밥벌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할 기득권층이 이를 외면한 채 이미 손에 쥔 것을 지키는 데만 온 힘을 쏟는 현실에 젊은이들의 실망과 분노는 커져만 갔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는 기득권이 장악하고 있는 정치적·공적 영역에서 발화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개인 간의 관계 속으로 천착할 뿐이었다. 목숨을 걸 만한 근사한 명분 없이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살아가는 당대 젊은이들의 분노와 자기 연민은 앨리슨과 클리프의 경우처럼 한없는 무력감으로 고착되거나, 지미의 경우처럼 변화와 혁명을 요구하는 ‘성난 목소리’로 고양되면서 양분되었고, 그렇게 갈라선 젊은이들은 끊임없이 부딪치며 서로를 상처 입히기에 이르렀다. 지미와 앨리슨의 갈등이 ‘계급투쟁’인 동시에 ‘동족투쟁’인 것처럼 그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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