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깔데론 데 라 바르카 '인생은 꿈'

clint 2018. 5. 12. 19:22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충돌. 어릴 때 감금되었던 왕자. 다시 궁전으로 데려와 폭군인지 여부 결정. 폭군임이 판명 다시 탑으로. 꿈이라고 생각. 인생이 꿈이라면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존재는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세히스문도가 현실과 꿈 사이에서 겪는 혼동과 이를 해결해야 나가는 모습은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갈등의 모습이며, 17세기 인간 존재론과 닿아 있다.

 

 

 

 

스페인 문학에서 세르반떼스 만큼이나 많이 언급되고 연구되는 작가를 찾으라면 바로 깔데론을 꼽을 수 있겠다.

한편, 세르반떼스와 영국의 셰익스피어가 동시대 양국의 대표 작가라는 점과 기타 몇 가지 유사성에 의해 서로 비교 언급되고 있지만, 깔데론과 셰익스피어는 양자가 극작가라는 공통점 외에도 세계 연극사에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는 점에서 상호 비교되며, 여기서 괴테가 말했던 "셰익스피어가 포도송이라면, 깔데론은 포도즙이다"라는 표현은 깔데론의 작품 세계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는 점을 지적해주는 예가 될 것이다. 영국의 작가에게 '세상은 연극'이 따라다닌다면, 깔데론에게는 '인생은 꿈'이란 표현이 항상 언급되며, 이것은 삶의 정의이자 그것을 반영한 연극의 형이상학적 결론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인생은 꿈>은 불길한 별자리의 예언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숲속의 외딴 탑에 갇혀지내던 폴란드의 왕자 지그문트가 마치 꿈을 꾸듯 왕자와 죄인의 신분을 오가며 겪게되는 내면적인 고뇌와 주변인들의 모습을 통해 세상의 허와 실을 함께 보여주므로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한 칼데론의 대표작으로 스페인 황금세기(Siglo de Ore)의 정점을 이룬 작품.

폴란드 왕 바실리오는 천문학과 점성술에 심취하여 아들 지그문트가 태어나기 전 몇몇 점성술가들로부터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끔찍한 폭군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그가 태어나자마자 고립된 탑에 가둔다. 그리고 하인 클로탈도에 의해 보호 감시하게 한다. 지그문트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모른채 야수처럼 성장한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노쇠한 바실리오 왕은 왕위계승을 결정하기 위해 어떤 실험을 시도한다. 지그문트가 잠들었을 때 성으로 옮기고 그의 과거의 삶과 정체성에 대해 설명한다. 그 이전의 그의 삶은 모두 꿈이었다고. 그러나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에 익숙하지 못한 그는 사납고 폭력적으로 행동한다. 단지 아름다운 로자만이 그를 진정시킬 수 있다. 지그문트는 다시 탑에 갇히게 되고, 탑에서 깨어났을 때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마침내 그의 실험에 실패한 바실리오는 조카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한다. 그때 민중반란이 일고 폭도의 무리는 지그문트를 풀어주고 그를 군대의 우두머리로 추대한다. 두 그룹간의 싸움은 불가피하고, 부자의 충돌은 운명처럼 다가온다. 부자간의 처절한 싸움이 있은 후 이미 야생의 상태에서 벗어나 현명하고 겸손해진 지그문트는 결국 아버지를 용서한다.

 

 

 

 

 

1600년대, 스페인의 황금세기이며 소위 황금시대 문학의 절정기에 태어난 깔데론은 평생 500여 편이나 되는 희곡을 남겼으며, 젊은 나이에 궁중 극장의 책임자가 되는 등 다방면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괴테는 그의 작품에 대해 "셰익스피어가 포도송이라면, 깔데론은 포도즙이다"라며 격찬했다. 한편 이 작품에 대해서 메넨데스 펠라요는 "주제에 대해 말한다면, '인생은 꿈'이란 작품이야말로 세계의 어떤 연극보다 위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의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이, 깔데론은 인생의 허망함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의미없다고 치부하지 않고, 오히려 꿈과 같이 허망한 것이 인생이기에 그 안에서 경건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Calderón de la bar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