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막으로 이루어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건' 이라는 부제가 붙은 작품.
1막 : 천성이 우유부단한 빠드깔료신-'바퀴 밑에 깔린'이라는 뜻-이라는 한 남자가 결혼을 결심한다. 상대는 아가피아라는 상인의 딸.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을 상인에게 결혼시키려는 유언을 하였으나 딸인 아가피아는 상인이라면 치를 떤다. 그녀는 귀족을 기다린다. 빠드깔료신의 친구 까치까료프는 아가피아의 먼 친척인데 자신의 친구인 빠드깔료신을 그녀에게 장가보내려고 분투한다. 중매장이인 표끌라는 아가피아를 상대로 여섯 명의 남자들을 선보인다. 남자들이 집을 방문하지만 아가피아는 도저히 이들 중에 한 사람을 고를 수가 없다. 그녀는 이들을 회피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2막 : 모두 집으로 돌아갈 것 같던 남자들이 하나둘씩 아가피아의 집으로 온다. ^^ 까치까료프는 친구의 선전을 위해 아가피아의 방에 들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그녀에게 빠드깔료신을 추천한다. 그는 다른 놈들은 다 바보같은 놈들이라고 거짓말을 치면서 그들을 떼어내려면 그들을 향해 침을 뱉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 된다고 말한다. 아가피아는 까치까료프의 말을 믿고 다른 이들에게 무례하게 대한다. 게다가 그녀가 지참하기로 되어있던 지참금이나 그녀의 성격에 대한 유언비어가 까치까료프에 의해 퍼지기 시작하자, 모두 떠나고 줴바낀-씹히는 사람-이라는 별 볼일 없는 구혼자만 남는다. 결국 그의 청혼도 거절한 아가피아는 마지막에 빠드깔료신과 보낸 30분의 황당하고 뻘쭘한 시간에서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고 믿게 된다. 그녀와 그의 다소 성급한 결혼식이 거행되려는 찰나 빠드깔료신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 창문을 넘어 마차를 잡아 떠난다.
고골리의 생각이나 삶은 기이했지만 그가 러시아 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대단하다. 무엇보다 벨린스키가 '수사학파' 또는 '낭만주의 학파'와는 대조적으로 앞으로 러시아 소설의 방향에 큰 영향을 줄 '자연주의 학파'의 강령을 이끌어 낸 것은 바로 고골리의<검찰관><죽은 혼><외투>같은 작품에서이다.
고골리는 처음으로 러시아의 참모습을 그려낸 작가였으며 보잘것 없는 소인(小人)을 문학의 주인공으로 형상화시킨 작가였다. 레프 톨스토이와 이반 곤차로프, 이반 투르게네프로 이어진 푸슈킨의 고전적·사실주의적 산문과는 대조적으로, 고골리의 화려하고 격앙된 문체는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를 거쳐 상징주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안드레이 벨리에게 이어졌으며 혁명 이후의 몇몇 소비에트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고골리의 고발성 사실주의가 낳은 많은 추종자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풍자작가는 살티코프 시체드린이다. 그 역시 문학의 영웅으로서 보잘것 없는 사람을 위해 싸운 투사였다. '단순한 문학'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에서 그가 겪은 정신적 고통을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이어받아 한층 높은 수준으로 고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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