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윤조병 '모닥불 아침이슬'

clint 2018. 1. 20. 10:40

 

 

이 작품(作品)은 지하 일천 미터, 갱도거리 이천오백 미터의 깊디깊은 막장에 갇혀 지상과 완전히 단절된 극한 상황에 놓인 다섯 명의 광부가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면서 가족, 연인, 일 등 세상의 온갖 인연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려는 인간 본래의 모습, 승화된 모습을 처절하고 극명하게 묘사했다. 그런 모닥불이기도 하고 아침이슬이기도 한 인생의 마지막 노력이며 진실한 모습이다.

 

 

 

 

1-3장
만석을 조장으로 해서 병국, 태철, 덕수, 진호 등이 막장에서 탄을 캐고 있다. 병국의 약혼녀가 탄광촌을 찾는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은 병국에게 마중나가라고 하지만 그는 듣지 않고 광부들과 함께 탄을 파내는 데에만 열중한다. 갑작스런 땅울림에 이어 깨스가 폭발하여 광부들 모두 탄광 안에 갇히게 되고 병국은 탄차에 깔려 다친다. 탄광에서 탈출하기 위해 만석의 지시에 따라 작업복을 밧줄 삼아 위쪽으로 올라 간다. 다섯 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을 올라 갔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고 게다가 위쪽에는 깨스가 차 있어 더 이상 전진할 수 없게 되자 광부들은 다시 아래로 내려 간다.
4-6장
남아 있는 식량과 물, 그리고 산소로 구조대원들이 올 때까지 버티기 위해 광부들은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한다. 주막의 미쁜네와 눈이 맞은 태철은 같이 지긋지긋한 탄광촌을 떠나려고 하지만 미쁜네가 그 순간 나타난 병국에게 마음이 돌아서자 다시 탄광으로 돌아온다. 태철은 병국에게 모든 원망을 돌리며 자신의 운명을 저주한다.진호는 철이 들어 탄광촌을 떠나지 않고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으려고 한 아들 용재를 생각하며 한숨을 쉰다.
7-9장
벌써 닷새를 보낸 광부들은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의 공포로 괴로워 한다. 덕수는 산달이 얼마 남지 않은 부인을 생각하고 안절부절하지 못한다. 항상 메모를 하는 병국을 못마땅히 여긴 태철은 그의 수첩을 빼앗아 보고 재정적자로 광부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도주한 사무소의 서무계로 와 그들의 앞잡이로 몰린 병국의 진심과 사연을 알게 된다. 오랜 시간을 버티다 지친 사람들은 점점 삶에 대한 의지를 상실하기 시작하고 구조대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자 하나씩 미쳐 간다. 광부들 모두 활강하는 새처럼 날개를 펴고 날다 쓰러진다. 견디지 못한 덕수는 자살을 하고 환상의 세계에 빠진 진호와 태철은 허상의 절정에서 현실로 떨어지는 탄차를 피하지 못하고 깔려 죽고 만다. 남아 있는 병국도 잠을 참지 못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고 만석 또한 힘없이 탄 속에 얼굴을 파묻고 만다.

 

 

 

 

좋은 탄질에 흥이 나서 일하던 다섯 광부 만석, 진호, 덕수, 태철, 병국은 무너져 내린 갱도에 갇힌다. 밖으로 나갈 길을 찾아 보지만, 다른 막장에 매몰되어 있던 시체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다섯 광부는 한 자리에 모여 최소한의 물과 공기통, 도시락으로 연명하며 구조를 기다리지만 구조대는 오지 않고,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갱에 갇힌 광부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조명 효과와 헬멧 탈착을 통해 환상과 현실 경계를 넘나든다. 무너진 갱 한쪽으로 스포트라이트가 들어오거나, 광부들이 헬멧을 벗으면 그곳은 갱에서 벗어나는 환상이거나 회상 장면이 된다. 이곳에서 그들은 자신을 부르는 산달의 부인을 만나거나,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약혼녀를 만나기도 하고, 갑자기 철이 들어 버린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 같은 공간 분할은 무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갱을 빠져나갈 수 없는 이들의 간절함을 적절히 구현한다. 1984년 제8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 극단 여인극장에서 강유정 연출로 초연해 희곡상과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에는 한국연극영화TV예술상에서 단체 대상, 작품상, 희곡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거대한 산의 내장을 몽땅 들어낼 기세로 파내려간 탄광이 가스폭발 사고로 무너지면서 한 막장에서 일하던 다섯 명의 광부가 갇혀버린다. 조장 김만석(60)을 비롯해서 채탄부 강진호, 이덕수 운반부 장태철, 한병국은 온갖 방법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그들은 스스로 탈출할 수 없음을 알고 구조대가 와주기를 기다리면서 지하 일천 미터, 갱도 거리 이천오백미터의 그야말로 구천의 땅, 명부의 땅에서 굶주림과 고독과 공포에 시달리면서 죽음과 처절한 대결을 한다.
조장 김만석의 오랜 체험과 운반부 한병국(25)의 지혜로운 의지로 광부들은 구조되리라는 기대, 가족과의 재회 등 희망을 갖는다. 그러나 구조되리라는 기대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그들은 자제력을 잃어 심각한 위기에 이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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